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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이재명 지사 대법원 판결

이재명 사건은 부담스러워서? 대법 전원합의체 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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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놓고 1심 무죄, 2심선 당선무효형

대법원이 15일 2심에서 당선무효형이 선고됐던 이재명 경기지사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2018년 경기지사 선거를 앞두고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 의혹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선거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있다. 이 사건은 작년 9월 대법원에 올라왔다. 그동안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된 소부(小部)에서 심리하다가 9개월 만에 돌연 전원합의체에 부쳐진 것이다.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과 대법관(법원행정처장 제외) 전원이 참여하는 재판부로 굵직한 사건을 주로 다룬다. 법원 안팎에선 "이 지사 측의 재판 지연 전술에 대법원이 부응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말이 나왔다. 이 지사는 지난달 22일 대법원에 공개변론을 요청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지사를 2018년 12월 재판에 넘겼다. 혐의는 크게 3가지로 핵심 쟁점은 이 지사의 친형 강제 입원 시도 사건이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인 2010년과 2012년 수차례에 걸쳐 자신을 공개 비판하던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려 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해 이 지사에게 직권남용죄와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를 적용했다.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1·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허위사실 공표죄 부분에선 1·2심 판단이 극명하게 갈렸다. 이 지사는 2018년 5월 경기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형님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하셨죠"라는 상대 후보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며 "제가 (형의 정신병원 입원을) 최종적으로 못하게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당시 성남시 산하 보건소장 등은 법정에서 "이 지사가 친형의 강제 입원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1심은 "이 지사의 발언이 선거인의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즉흥적 공방이 오가는 TV 토론회 과정에서 벌어진 '우발적 실수'에 가깝다는 논리였다. 반면 2심은 "이 지사가 (강제 입원) 지시 사실을 숨긴 채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유권자의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반대 사실을 진술한 것"이라며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이날 이 사건을 심리해온 대법원 2부의 대법관 4명의 의견이 합치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넘긴 것이란 원론적 설명만 했다. 대법원 2부는 박상옥·안철상·노정희·김상환 대법관으로 구성되는데 노·김 대법관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법원장 출신 변호사는 "이 지사의 토론회 답변이 고의적인 거짓말이었는지만 결론 내리면 되는 비교적 단순한 사건"이라며 "전원합의체에서 다시 심리하겠다는 건 시간 끌기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법원 관계자는 "7~8월 전원합의체에서 이 사건이 선고될 가능성도 있지만 입장이 팽팽히 갈리면 올해를 넘길 수도 있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판사들은 "대법관들이 여권 유력 인사의 정치 생명이 걸린 이 사건을 결정하는 게 부담스러워 전원합의체 회부를 통해 '책임 분산'을 하려는 것 같다" "대법원이 법의 영역이 아닌 정치 상황을 과도하게 신경 쓴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했다.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총 13명 중 과반인 7명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되는데, 이 13명 중 9명은 현 정권에서 임명된 사람들이다. 일각에선 "향후 여권 내부의 정치 지형이 대법 판결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이 지사에게 당선 무효형이 확정되면 후년 대선엔 출마할 수 없다.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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