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 회의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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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정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0.5%로 내리면서 추가인하 여지는 제한적인 것으로 봤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통해 위기에 대응할 필요가 더 크다며 만장일치로 금리를 인하했지만, 금융 불균형이나 자본유출 가능성 등을 감안했을 때 추가인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 정책수단에 대한 논의 필요성도 언급됐다.
16일 한은이 공개한 ‘제12차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지난달 5월 28일 정기 금통위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75%에서 0.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새로 임명된 조윤제 위원은 주식 보유 문제로 제척돼 기준금리 결정에 참여하지 못했다. 금통위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을 감안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A위원은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에서의 불안 심리는 상당히 완화되고 있지만 대외 경제여건 악화로 국내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파급효과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성장과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내려 하방리스크를 완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B위원은 “정부가 국채 발행과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대응하고 있는 만큼 재원조달 비용의 절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정책과의 조합을 지향하는 통화당국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국고채 매입을 통해 시장 전반의 금리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주택시장으로의 자금 쏠림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통화당국이 우선순위를 두고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C위원은 “과도한 유동성 내지 부채 문제에 대해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에서는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정책적 판단이 우선돼야 한다”며 “실효하한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으나 아직 금리인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D위원은 이번 금리 인하에 찬성하면서도 “금융불균형 측면 뿐 아니라 정책유효성이나 자본유출 가능성 측면에서 향후 기준금리 추가인하 여지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E위원도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가까워지면서 금융불균형과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금리정책을 유연하게 운영하면서 다양한 통화신용정책수단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는 경제전망과 외환·국제금융 및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0.2%로 전망하면서 코로나19가 심화될 경우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한 금통위원이 2차 대유행시 성장률 전망에 대해 묻자 한은 관련부서는 “2차 유행시 올해보다 내년에 경제충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금리 부담이 큰 고정금리대출을 변동금리대출로 바꿔주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지 묻기도 했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고정금리대출 금리 수준이 변동금리대출보다 높아 가계대출 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 관계자는 “변동금리대출의 고정금리대출로의 전환은 금리변동 리스크를 줄이는 등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해 장기적인 시계에서 추진되고 있다”며 “가계대출 금리의 향후 움직임, 정책의 일관성, 금융기관과 가계 간 이해상충 가능성 등을 종합 고려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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