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은 17일 “앞으로 남조선 당국과 무슨 교류나 협력이란 있을 수 없다”며 남북관계 단절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지금까지 북남(남북) 사이에 있었던 모든 일은 일장춘몽으로 여기면 그만이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도 했다.

대남 사업을 담당하는 장금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전날(16일) 있었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장금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사진=뉴시스).

장 부장은 이어 연락 사무소 폭파에 대한 청와대 입장을 두고 “지난시기 오랫동안 써먹던 아주 낡은 수법대로 남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1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북측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모든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북측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장 부장은 “그나마 체면치레라도 해볼 심산으로 눈을 질끈 감고 비명 같은 소리를 질러대는 꼴”이라고 비아냥대며 “온 민족과 세계 앞에서 한 북남 선언과 합의를 휴지장으로 만든 장본인이 누구인데 도대체 그 책임을 누구보고 지란 말인가”라고 관계 파탄의 책임을 남측으로 돌렸다.

그는 또 “우리는 지켜볼수록 혐오스럽고 께끈한 남측 당국과 더는 마주 앉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앞으로 남측과의 교류와 협력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비겁하고 나약하고 때 없이 께끈하게 노는 상대와 골백번 마주 앉아야 이행될 것도 없고 북남관계의 앞날도 보이지 않는데 책임진들 무엇이 두렵겠는가”며 “득실관계를 따져보아도 우리에게는 아무런 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장 부장이 이같은 담화를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 이튿날 내놓은 것은 대남 전략을 담당하는 부서의 수장이 직접 나서 남북관계의 단절을 공식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