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대구시 등에서 요구한 교인 명단을 고의로 누락한 신천지 대구 교회 신도 2명을 구속했다.

대구경찰청은 17일 교인 명단을 조직적·계획적으로 조작한 신천지 대구 교회 관리자 6명을 감염병예방법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중 범행을 주도한 2명은 구속했다.

경찰 수사 결과 신천지 대구 교회 관계자들은 지난 2월 20일 대구시 등 방역당국의 ‘전체 교인 명단’ 제출 요구에 외부 노출을 꺼리는 교인 100여 명을 삭제한 명단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같은 달 28일 대구시의 고발장을 접수한 후, 신천지 대구 교회 압수물을 분석하고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명단 누락 사실을 밝혀냈다.

범행을 주도해 구속된 2명은 경찰에 “해당 교인들이 가정이나 직장에서 신천지에 다니는 사실이 알려질 경우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해 명단에서 뺐다”고 진술했다. 누락된 100여 명 중에서는 교인이 먼저 누락을 요청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승철 대구경찰청 지능범죄수사2대장은 “명단 누락 요청이 있었더라도, 결국 관리자가 고의적으로 명단을 누락하고 은폐했다”며 “역학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는 방역당국의 노력을 무력화하고, 감염병 차단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중대한 불법행위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교회 관계자들의 혐의점도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