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2일 ‘남·북·미 협상’ 등의 뒷 이야기를 담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의 회고록 내용을 공개 비판하고 나섰다. 일부는 “허접한 매파의 주장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미래통합당 등 야당이 회고록 내용을 들어 공세를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국격을 떨어뜨리는 자해행위”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서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등의 특사단으로 활동했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볼턴 회고록에 대해 “사실관계에 부합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6·30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의 실무 책임자로서 이야기한다”면서 “(볼턴) 당신이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다. 정확한 것은 더욱 아니다. 자신이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 착각과 오만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직격했다.
이어 “모든 사실을 일일이 공개해 반박하고 싶지만, 볼턴 전 보좌관과 같은 사람이 될 수는 없어 참는다.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야당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라는 둥, 북미 외교가 한국의 창조물로 ‘가짜 어음’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이 상황이 미래통합당은 ‘호기’다 싶은가 보다. 한반도 평화마저 정략적 관점으로 접근해서 정부여당에 대한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 말들에 더욱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은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의 말은 믿지 못하고, 자신의 책 판매에 혈안이 된 볼턴의 말은 믿는가”라며 “이런 야당의 행태야말로 국격을 떨어트리는 ‘자해 행위’”라고 했다.
윤 의원은 “한반도 평화는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여야가 없고, 진보-보수가 따로 없는 우리의 목표”라며 “통합당도 평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승적으로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한정 의원도 이날 볼턴 전 보좌관을 “허접한 매파”라고 지목하면서 “누가 남북의 무고한 국민을 인질로 이토록 무모한 충돌을 부추기고 있나. 지금 미국 군사강경파는 속으로 웃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은 “북은 미국 군사행동파의 이익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며 “(남북이) 소모적인 감정적 대립을 촉발해 나간다면 1차적으로 가장 피해를 입을 상대는 남이 아니라 북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우리 정부는)미국에도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며 “한·미 동맹은 평화를 위한 동맹이다. 압도적 군사력을 갖춘 한미가 ‘북한 말폭탄’에 ‘대북 억제’를 내세워 군사위협으로 맞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경협 의원도 SNS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결렬시키기 위한 볼턴 전 보좌관의 솔직한 고백, 이것이 바로 미국 네오콘, 무기장사들의 진심”이라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와 대한민국 풀체인지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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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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