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부 '회고록 사실 왜곡' 지적에… "진실만 썼다" 반박 / "트럼프, 전략도 정책도 없다" 비꼬기도 / 트럼프·바이든 비교 요청에 "두 사람 다 걱정… 끔찍한 선거"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벌어진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의 내용이 연일 미 정가와 세계 외교계를 흔들고 있다. 왼쪽은 2019년 9월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 행사에서 발언 중인 볼턴의 모습. 워싱턴=AP뉴시스 |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이 출간된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뚜렷한 세계관이 없다고 직격하면서도 일부 비판에 변명하는 등 ‘상황 관리’에 나섰다. 지난해 6월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등과 관련해 ‘회고록 내용이 왜곡됐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진실을 썼다”고 반박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관에 영향을 줬다’는 지적에 대해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관을 바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전략도 정책도 없다. 러시아인 아니 다른 사람들이 조작할 만한 것이 많지 않다”고 비꼬았다. “볼턴 전 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세계관이 없다’고 직격했다”고 WP는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 당시 증인출석을 거부한 것과 백악관 재임시절 트럼프 대통령의 ‘불합리’에 맞서지 않은 데 대한 비판에 적극 해명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탄핵 절차가 처음부터 “불안전했다”면서 “내가 어떤 말을 해도 그들(민주당)은 길을 잃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당파적 명분에만 집착해 초당적 합의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는 2024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비리를 수사하던 제프리 버먼 뉴욕 남부 연방검사장이 해임된 데 대한 청문회가 추진되는 것과 관련 “하원에서 부르면 증언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미 조야에서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중 누가 버먼 검사장 해임을 지시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대통령에 맞선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은 듣기 싫은 비판을 거부하는 데 능숙하다”며 “백악관 업무는 TV 드라마 ‘웨스트 윙’과 같지 않다. 대통령과 극적 대립은 없다. 대통령에 맞설 환경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임기 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다 공격적으로 도전하지 않은 것은 어쩌면 ‘실수’였을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이더니 “나는 대통령의 행동이 아니라 미국의 외교정책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미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 |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는 ‘회고록이 사실을 왜곡했다고 한국 정부가 밝혔다’는 지적에 “한국의 유권자나 미국의 유권자가 이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시점에 이런 일들에 관해 진실을 적지 않는다면 국민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월 미 대선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교해달라는 요청에 “두 사람 다 걱정이다. 내 입장에서는 끔찍한 선거”라며 “차이점이라면 바이든은 생각이 있고, 트럼프는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재선을 도와달라고 했다는 증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가 재선에 성공하면 (중국을 향해) 강경노선을 취할지 협상으로 선회할지 지켜보라”면서 과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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