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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시론] IMF 성장률 전망이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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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봉 한성대 교수· 경제학

팬데믹 위험·美中갈등 고조로

성장률 전망치 갈수록 낮아져

빚 감안 재정·통화정책 준비를

서울경제


경제성장률을 전망하는 대표적인 국제기구 세 곳에서 2020년과 오는 2021년 성장률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은행은 지난 9일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1월 2.5%에서 -5.2%로 대폭 하향할 것으로 봤다. 미국은 1.8%에서 -6.1%, 유로존은 1.0%에서 -9.1%, 일본은 0.7%에서 -6.1%, 중국은 5.9%에서 1.0% 등으로 낮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각국 봉쇄조치로 인한 수요 둔화, 국제교역량 감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가 하향 조정의 주요인이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10일에 재확산이 없을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은 3월 2.4%에서 -6.0%로, 재확산이 이뤄질 경우에는 -7.6%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1.9%에서 -7.3%와 -8.5%로 낮춰졌고 우리나라도 2.0%에서 -1.2%와 -2.5%로 내려갈 것이라는 게 OECD의 분석이다. 유로존은 0.8%에서 -9.1%와 -11.5%로, 일본은 0.2%에서 -6.0%와 -7.3%로, 중국은 4.9%에서 -2.6%와 -3.7%로 성장 전망치가 내려갔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최근 수정 전망치를 내놓았다. IMF는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을 -3.0%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보다 훨씬 더 낮은 -4.9%까지 전망치를 낮췄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1월 2.0%, 4월 -5.9%, 6월 -8.0%로 갈수록 악화했고 유로존 역시 1월 1.3%에서 6월에는 -10.2%까지 낮아졌다. 일본도 0.7%에서 -5.2%로, 중국은 6.0%에서 1.0%로 내려갔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IMF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4월 -1.2%로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2.1%로 0.9%포인트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실직의 장기화, 금융 여건 악화 등 팬데믹 관련 위험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간 긴장 고조, OPEC+(석유수출기구와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 국가 간 갈등, 사회적 불안 등이 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IMF의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볼 때 세 기관 모두 시간이 갈수록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키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연구기관은 약간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소비·투자·수출·수입 등 지출 항목과 코로나19의 지속기간을 감안하고 분기 거시경제 지표와 모형을 이용할 경우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는 -1.6% 정도가 예상된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망치는 계속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월별 산업생산지수 등 월별·산업별 대분류 자료와 중분류 자료를 활용하고 코로나19가 연말까지 지속한다는 가정하에 4월까지의 자료를 활용하면 성장률 전망치는 -2.7%까지 내려간다. 따라서 앞으로 보고될 수정 전망치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가 지속하더라도 경제활동 증가나 재정 투입으로 0% 내외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계속되면 소비가 가장 크게 떨어지고 우리나라가 의존하는 순수출에 타격을 주게 된다. 그나마 버틴 것은 재정의 성장 기여도가 상당히 높았던 덕이다. 지금처럼 민간의 경제활동이 위축된 상태가 계속된다면 성장률을 0% 내외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장기침체형인 두꺼운 L자형 경기에 대비해야 한다. 지금은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우리의 산업 구조를 어떻게 가져갈지 고민하고 국가채무 감내력을 감안한 재정정책과 타이밍에 맞는 통화정책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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