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이날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에 대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가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홍콩보안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후 기자들을 만나 "홍콩이 (반환 이후) 50년간 그대로일 것이라고 약속했던 중국이 홍콩보안법 제정으로 약속을 어긴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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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대만도 홍콩처럼 일국양제 방식으로 통일하려고 구상하고 있지만, 차이 총통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왔다. 이날 홍콩보안법이 통과되자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차이 총통은 홍콩보안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홍콩인 자신들이 소중히 여기는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을 계속 고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만은 대만 이주를 원하는 홍콩인을 지원하는 전담 공공기구인 '대만홍콩서비스교류판공실'을 1일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대만은 이날 정부 차원에서도 홍콩보안법에 대해 "홍콩 사회의 자유와 인권, 안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강력히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성명에는 자국민에게 홍콩 방문시 잠재적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 내용도 담겼다.
유럽연합(EU)은 홍콩보안법 통과에 대해 “우린 이번 결정을 개탄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법은 홍콩의 고도의 자치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사법부 독립과 법치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EU는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강행한다면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비판에 동참했다. 홍콩보안법이 홍콩의 자치권을 훼손한다면서다. 3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크 NATO 사무총장은 “중국은 민주주의‧자유‧법치라는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새로운 보안법이 자치권을 훼손하는 홍콩에서 이런 현상이 보인다”고 말했다. NATO 동맹국인 미국‧영국 등은 홍콩보안법을 반대하고 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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