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성분 조작 혐의를 받는 이웅열 전 코오롱 회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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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동현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일 이 전 회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 전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지난 달 30일 오전 9시30분에 시작해 오후 5시50분께까지 약 8시간20여분동안 진행됐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자 측이 미 FDA의 3상 임상시험 관련 결정을 투자자 등에게 전달하면서 정보의 전체 맥락에 변경을 가하였는지 다툼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 "피의자 및 다른 임직원들이 인보사 2액 세포의 정확한 성격을 인지하게 된 경위 및 시점 등에 관하여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김 부장판사는 "다른 임직원들에 대한 재판 경과 및 그들의 신병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피의자의 지위 및 추가로 제기된 혐의사실을 고려해 보더라도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회장은 인보사 성분 등 허위표시 및 상장사기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에게 Δ약사법 위반 Δ사기 Δ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상 부정거래·시세조종 Δ배임증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지난 2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세포변경 사실을 알고도 인보사 허가를 받고, 이를 통해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회장이 2018년 11월 450억원대 퇴직금을 받고 돌연 사임한 시기도 미국 임상 3상이 추진됐던 시점과 겹친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세포가 담긴 1액을 75%,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가 담긴 2액을 25% 비율로 섞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주사액이다.
인보사는 미국에서 임상시험 2상까지 진행됐으나 3상을 진행하던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보사의 성분 중에 있어야 하는 형질전환 연골세포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형질전환 신장세포로 뒤바뀐 사실이 발견됐다.
또 식약처의 자체 시험검사·현장조사와 미국 현지실사를 종합한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내고 허가 전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창수)는 지난해 6월부터 약 1년 가까이 수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2월에는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등 임직원들을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인 김현석 변호사를 새로 선임했다.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은 대법관의 최종 판단을 돕기 위한 상고심 사건 연구 검토 보고서를 작성하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진두지휘하는 자리로, 그만큼 법리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정현 기자 goro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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