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이재경 칼럼] 에듀테크 기반 'K-교육' 모델의 도래를 꿈꾸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와 함께하는 4차 산업혁명의 의미<6>

아시아투데이

이재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 교육혁신원장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역사를 다시 구분했다. 그만큼 코로나19가 세계에 준 충격과 격변은 획기적이었다. 세계는 지금 사상초유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치료약 개발 등으로 분주하다. 교육 분야는 어떨까?

코로나19 사태로 학생들이 강의실에 모일 수 없게 되자 대학은 고육책으로 전면적인 비대면 온라인 교육을 시작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교육에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하는 계기가 됐다. 실시간 화상수업, 강의용 디지털 콘텐츠 활용, 온라인 과제 수행이 교육전반에 전파되고 창의적인 원격수업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필자도 ZOOM을 활용해 실시간 화상수업을 하고 신입생과 화상 진로상담도 했다. 학생들도 ‘언제 어디서든 마음껏’ 학습하는 온라인 교육의 장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전통적인 대면교육과 온라인 비대면 교육은 교육적 장점과 제약이 다르다. 그래서 양자택일보다는 교육 목적과 상황에 맞게 이 둘을 혼용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면교육이 주류이고 온라인 비대면 교육은 보조였다면, 지금부터는 이 둘을 혼합한 블렌디드(blended) 교육, 그중 특히 플립러닝(Flipped Learning) 방식이 주류가 될 전망이다. 플립러닝 방식에서는 온라인에서 먼저 영상과 디지털 콘텐츠로 주요 개념, 원리, 이론, 사례 등을 학습한 후 대면 과정에서 상호작용과 심화활동 위주로 토의와 토론, 문제해결, 프로젝트 수행, 현장실습 등 체험학습을 한다.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학습효과 극대화가 가능한 이 방식은 첨단 에듀테크 환경 속에서 전통적 교육방식의 대안으로 급부상할 것이다.

에듀테크(EduTech)는 다양한 교육(Edu) 서비스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모바일 등의 기술(Tech)을 적용하여 제공한다. 미국의 GIA(Global Industry Analyst)는 세계 에듀테크 시장규모를 2020년 4300억 달러로 전망했는데 국내 시장규모도 2017년 4조원에서 2020년 10조원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현재 200개가 넘는 국내 에듀테크 스타트업체들이 에듀테크와 학습분석학을 활용해 첨단 콘텐츠 개발과 개인 맞춤형 학습 지원 등에 몰두하고 있다. 에듀테크는 학교뿐만 아니라 기업의 교육 등 교육 전반의 혁신을 이끌 엔진이다.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교수자는 온라인 수업에서 학습자의 참여와 몰입도를 높일 창의적인 수업을 설계하고 운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검인정 교과서처럼 고품격 원격수업용 콘텐츠를 개발해 이를 공유할 공적·사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개별제작에 따른 막대한 비용과 시간, 콘텐츠의 질적 편차, 저작권 문제 등이 해결될 것이다. 특히 수업 콘텐츠를 레고 장난감의 블록처럼 소단위의 마이크로 모듈(micro-module) 형태로 제작해 배포하고 현장의 교사들에게 자신의 수업에 맞게 이를 조합·수정·보완할 권한을 주면 좋을 것이다.

또 온라인에서 쌍방향 질문과 피드백을 편리하게 주고받으며, 심층 토의·토론, 팀기반 문제풀이 혹은 프로젝트 실습과 체험을 원활하게 수행할 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이 시스템 속에서 이뤄진 질의응답과 문제풀이 등 학습자들의 모든 경험이 데이터로 변환·축적되어 더 나은 교육 서비스의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그 외 온라인 평가의 타당성과 신뢰성 확보, 디지털 격차에 따른 교육 소외와 불공정 문제 등이 개선돼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고육책이던 온라인 교육이 교육 패러다임 혁신의 소중한 계기가 되고 있다. 정부, 공공기관, 민간업계, 교육자들이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이런 4차 산업혁명이란 호랑이 등에 올라타 문제해결의 지혜를 모아 ‘창조적 파괴’에 나선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 K-교육 모델이 등장할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꿈 같지만 K-팝처럼 될 날도!

ⓒ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