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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잠시 주춤했던 우리 제약·바이오기업의 기술수출이 다시 활력을 찾았다. 상반기에만 약 5조5000억 원의 빅딜에 성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올해 상반기 기술수출 규모는 5조4700억 원이다. 2017년 1조4000억 원에 불과했던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규모는 2018년 5조 원을 돌파한 후 지난해 8조 원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미국암연구학회(ASCO) 등 굵직한 글로벌 학술대회가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대면 미팅이 제한되는 등 어려움이 있었으나, 2분기부터 본격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상반기에만 5조 원을 넘기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알테오젠은 최근 4조7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기술수출 소식을 전했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ALT-B4)에 대한 비독점적 사용권 계약으로, 파트너사는 글로벌 10대 제약사 중 한 곳이다.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1600만 달러(약 193억6000만 원)로, 절반은 다음 달 5일까지 수령하고 나머지는 비임상 자료를 전달한 뒤 받는다. 파트너사가 이 기술을 여러 품목에 적용해 국가별 임상을 거쳐 품목허가와 판매를 진행하면 단계별 기술수수료(마일스톤)가 발생한다.
알테오젠에 따르면 최대 수령가능 금액은 품목당 6억4150만 달러(약 7763억 원)이며, 총 3조8650억 달러(약 4조6770억 원)에 달한다. 2015년 한미약품이 맺은 5조2000억 원대 계약 이후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은 정맥주사(IV)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SC)로 바꿔 주는 원천기술이다. 회사는 이 기술에 '하이브로자임'이란 이름을 붙였다. 파트너사는 자사의 정맥주사 제품에 알테오젠의 기술을 적용, 피하주사형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도 알테오젠은 같은 기술을 다른 글로벌 10대 제약사에 계약금 포함 최대 1조63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하이브로자임 기술로만 벌써 6조3000억 원 이상의 계약에 성공한 것이다. 계약금만 2900만 달러(약 346억 원)에 달해 연 매출(292억 원)을 뛰어넘었다.
원천기술 이전은 신약 기술이전과 달리 다수의 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이브로자임 기술에 대한 추가 기술수출 사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원천기술을 최초 개발한 미국 기업 할로자임은 2006년부터 지금까지 10곳의 글로벌 제약사와 총 7조 원에 달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제형 변경만 거쳐 출시하면 된다는 점에서 신약보다 상업화 가능성이 크고 임상 소요 기간은 훨씬 짧아 마일스톤 수령 전망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알테오젠이 지난해 말 체결한 계약을 크게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면서 "연내 추가적인 계약도 기대해볼 만 하다"고 설명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첫 기술수출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 4월 항체-약물 복합체(ADC) 원천기술을 영국 제약사 익수다테라퓨틱스에 이전했다. 계약 규모는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포함해 4억725만 달러(약 4963억 원)이다. 제3자 기술이전시에는 합의된 비율에 따라 마일스톤과 별도의 수익을 배분받는다.
이어 5월에는 익수다와 ADC 항암제 후보물질의 글로벌 시장 독점권을 부여하는 기술이전 계약도 맺었다. 선급금 500만 달러(약 61억 원), 마일스톤 2억2200만 달러(2722억 원)로 총 계약 금액은 2784억 원에 달한다.
익수다는 2012년 설립된 ADC 연구개발 전문기업이다. ADC 전문가들이 모여 소수의 파이프라인에 집중하는 만큼 임상 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레고켐바이오 역시 알테오젠처럼 원천기술을 이전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성과의 가능성이 높다. 회사는 익수다 외에도 중국 복성제약, 일본 다케다까지 ADC와 관련한 총 4건의 기술수출을 통해 10억5000만 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2021년에는 ADC 원천기술을 이용한 파이프라인의 임상 데이터가 처음 공개될 전망이다. 이 결과에 따라 재차 기술수출을 타진할 수 있다.
[이투데이/유혜은 기자(eun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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