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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 퍼포먼스 크리에이터 재클린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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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4차 산업혁명시대에 모든 문화는 디지털화되고 있다. 종이 잡지, 신문들은 점점 웹진으로 전향하거나 폐간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시점에 피아니스트이자 융합예술 기획자인 재클린 최(최경숙)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활용해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많은 매체와 문화의 표현 방식이 디지털화 되어가는 시대의 흐름이지만, 디지털로는 표현하기가 부족한 것들이 많지요. 아날로그가 가진 장점과 디지털의 현대적 감각을 융합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재클린 최(최경숙)는 새로운 장르인 ‘퍼포먼스’ 매거진을 통해 ‘예술세계’와 ‘대중’을 다른 방식으로 소통, 공감시키고자 그 브릿지의 역할에 나섰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 더욱 자극적인 기사와 소재가 난무하는 시대가 되고 있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반드시 몸에 좋은 영양소의 섭취가 필요하듯이 우리 삶에도 꼭 필요한 ‘예술의 섭취’가 필요하다고 그녀는 역설한다.

“대중들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기 보다는, 쉽게 이미 노출되어 있는 ‘대중 예능’만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좀 더 몸에 좋은 영양소와도 같은 ‘예술의 세계’가 있는데,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죠. 우리나라의 클래식 예술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우뚝 솟아있지만, 대중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관심도 없는 사람이 대다수입니다. 또 클래식 예술계에서도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를 통해서는 진정한 ‘예술의 가치’를 대중들에게 알리는 데 한계가 있어요.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지난해 창간된 '클래식제이' Classic J 매거진(아트인 출판, 재클린 최 발행)은 출간된 지 3일 만에 클래식 잡지로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에 랭크되면서(교보문고, 반디앤루니스 기준)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그 후 유럽과 미국에서 각종 러브콜을 받으며 Vol. 2 글로벌 특별전 ‘Global View of Art Insight’를 발행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Vol.2는 광고가 전혀 없는 매거진의 특수성과 호별로 철저히 독립적이며 유니크한 주제를 조명하는 형식을 고수하고자, 크라우드 펀딩을 시도해 200%가 넘는 달성을 만들어냈다. 열악한 종지잡지, 그것도 대중성이 없는 클래식계에서는 획기적인 일이라고 음악관계자들은 말한다. 세계를 향한 '글로벌 특별전'의 기획으로 영어 서머리(summary)를 첨부했고, 모든 인터뷰이의 연주를 직접 듣거나 칼럼니스트들의 추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를 수록한 것도 디지털시대의 산물을 결합시킨 부분이다.

'클래식제이' Classic J 매거진 Vol.2는 JTBC 슈퍼밴드 우승팀의 첼리스트인 홍진호를 커버인물로, 클래식의 전도사 배우 강석우, 영화 기생충의 OST ‘짜파구리’ 연주자 강이채,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코스모폴리탄 전 발행인 윤경혜, 23세에 줄리아드 음대 교수가 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캐서린 조, 한국인 최초 서울대 음대 외국인 정교수가 된 아비람 라이케르트를 비롯해 일반 예술 덕후들의 삶, 예술가를 서포트하는 디자이너의 이야기까지 다양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클래식의 대중화, 공감화를 시도하고 있다.

“'클래식제이' Vol. 1을 보고 정말 좋았어요. 계속 다음 호를 기다렸죠. 일반 잡지와는 완전히 다른 형식, 무엇보다 소장 가치가 있어서 몇 년은 두고두고 볼 것 같아요. 웹진으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퀄리티와 느낌입니다. 휴먼 매거진이 주는 무게감과 라이프 스타일 잡지가 주는 세련되고 빈티지한 사진, 알찬 글들이 조화를 이루며 매우 흥미를 끌어요. 평생 구독하고 싶습니다.” 교사로 재직 중인 김나래 씨의 말이다. 사라져가는 종지잡지 시대에 새로운 대안이 등장한 셈이다.

몇 년을 두고 인물들의 깊은 세계를 느끼고 배우며, 차 한잔과 함께 QR코드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클래식제이는 ‘소장용’인 아날로그와 QR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의 ‘디지털’을 융합했다. 또 ‘본질’을 중시하는 ‘클래식’을 추구하면서도 그것을 접근하는 방식은 클래식만을 고집하지 않았고, 일반인들의 이야기에까지 귀 기울이며 새로운 장을 마련하고 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한계를 적절히 조화시켜,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 낸 크리에이터 재클린 최에게 주목이 간다.

'클래식제이' Classic J 매거진은 일 년에 1~2회 발행하는 무크지로 VOL.2는 총 240페이지로 구성되었으며, 7월1일부터 전국의 온, 오프 유명 서점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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