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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검사장들 신임 얻었지만'…윤석열 사퇴냐 수성이냐 갈림길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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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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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07.03. amin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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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이 15년만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등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장관의 공개 수사지휘를 받은 상황에서 검찰 조직을 제대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 3일 대검은 전국 고검장·검사장 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는 장관 수사지휘에 대한 대응방안과 윤 총장의 거취 문제가 함께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이번 회의가 윤 총장의 내부 신임을 묻는 자리도 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검사장들은 윤 총장의 사퇴는 안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 일선에서도 윤 총장이 이번 장관의 수사지휘로 물러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법 소지가 있는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간 후에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적절한 방법으로 장관 지시에 따르자는 것이 검찰 내부의 중론이다. 장관 수사지휘가 있었던 2일과 고검장·검사장 회의가 있었던 3일 모두 총장 거취 문제는 비중있게 논의되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이 어떤 식으로든 장관 수사지휘를 수용한다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나온다. 검찰 조직의 독립성이 침해된 이상 항의의 표시로 사표를 내는 것이 조직을 위한 길이라는 취지다. 김종빈 전 총장이 천정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수사지휘를 받고 사표를 낸 것도 검찰 조직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란 것이다.

수사지휘를 받은 검찰총장이 계속 직을 유지할 경우 장관의 수사지휘가 더욱 잦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장관이 공개적으로 수사지휘를 하면서 검찰총장을 더 이상 신임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에 향후 수사지휘가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선의 한 부장검사는 "윤 총장이 물러나지 않는다면 앞으로 법무부는 사사건건 총장에게 수사 결과만 보고받으라고 할 것인데, 그렇게 되면 어떤 검사가 자신감을 갖고 총장을 믿고 일할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검에 따르면 고검장·검사장 회의는 예정된 시간을 넘어 논의가 길어졌다고 한다. 그만큼 장관 수사지휘를 놓고 진지한 의견 개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는 결론을 의결하는 자리가 아닌 의견수렴을 위한 자리로 총장은 회의 일부만 참석하고 검사장들 사이에 자유로운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은 의견을 종합해 주말 중이나 월요일쯤 윤 총장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윤 총장은 다음주 초쯤 수렴된 의견에 따라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한 입장 등을 정리해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때 총장 자리를 지킬 것인지, 아니면 지휘권 발동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용퇴를 할 것인지 여부도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추 장관은 2일 윤 총장에게 두 가지를 공개적으로 지시했다. 첫번째는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는 것이고 두번째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검찰총장은 수사결과만 보고받으라는 것이었다. 검찰 내부에서는 두번째 지시가 검찰청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정현 기자 goro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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