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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9 (월)

“코로나19 최대 각성해야”… 北, 대남 비난 멈추고 연일 코로나 방역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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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WHO엔 “우린 확진자 한 명도 없다” 보고… 거짓말 논란

세계일보

북한 주민들이 지난 3일 마스크를 쓴 채 평양 려명 거리를 걷고 있다. 평양=AP연합뉴스


대북전단을 들어 남측을 연일 비난하던 북한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실제 상황은 심각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5일 ‘비상방역사업과 당적지도’라는 글에서 “일군들 속에서 방심과 방관, 만성화된 현상이 점차 만연되고 비상방역 규율위반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소한 방심과 방관, 섣부른 방역조치 완화는 상상할 수도, 만회할 수도 없는 치명적인 위기를 초래하게 된다”고 경계했다.

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역강화를 지시한 지난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들어 “위험성이 해소될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 조금도 자만하거나 해이해짐이 없이 최대로 각성 경계해야 한다”며 “지휘와 통제에 절대복종하는 규율을 철저히 세워 개별적 단위와 사람들이 방역사업에 위험을 조성하는 현상들이 절대로 나타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전국적으로 방역사업 재점검, 더 엄격히 실시’라는 기사에서 “분계연선과 국경, 해안연선지역들에서 전염병의 사소한 유입공간도 제때 차단할 수 있도록 통제와 관리. 감시와 소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 대북전단을 들어 하루 평균 50여건의 대남 비판기사를 내던 북한 매체들은 지난달 23일 김 위원장이 군사행동계획을 보류한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 이후 대남 기사를 내지 않고 있다. 대신 그 자리를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기사가 메웠다. 김 위원장도 지난 2일 제14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해 코로나19 방역사업의 재점검과 평양종합병원 건설, 의료봉사 등 보건의료를 강조했다.

세계일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중요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발하자 국경을 폐쇄하고 외국인의 출입을 막는 등 강경조치를 취해왔다. 북한은 발열 등 증상을 보인 ‘의학적 감시 대상자’ 상황을 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는 ‘없다’고 WHO(세계보건기구) 등 국제사회에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연일 방역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는 코로나19가 이미 심각한 상황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온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지난 3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가 코로나 방역과 북한 주민들의 보건의료체계 향상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은 결국 코로나 사태에 대한 심각성이 그만큼 크다는 걸 의미한다”며 “주요 안건이 결국 코로나 관련된 소위 방역대책을 주 핵심으로 삼고 있는 건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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