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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여름증시 다소 차분하게 전개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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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conomy | 김한진의 자산전략

한겨레

그래픽_김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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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우한시에서 발병한 폐렴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이름 붙인 것은 지난 1월9일이었다. 그리고 같은 달 20일과 21일에는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다. 그로부터 5개월, 지금 코로나19 전 세계 확진자는 1천만명을, 사망자는 50만 명을 훌쩍 넘었다.

주가가 이 질병의 공포감으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2월 중순부터였고 한 달 뒤엔 실제 팬데믹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여기에 반전이 있었다. 바이러스 공포감이 최고조에 달한 3월 말부터 세계주가는 브이(V)자로 치솟았다. 이유는 첫째로 4월 초부터 세계 누적확진자는 늘었지만 신규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줄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각 대륙을 마구 휘젓고 다녔으나 지구촌 전체로는 확산세가 줄어, 머지 않아 이 병이 통제될 거란 희망이 증시에 투영된 것이다. 주가반등의 두 번째 이유로는 3월 하순 미 연방준비위원회(Fed)가 발표한 무제한 돈 풀기와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슈퍼부양책을 들 수 있다. 셋째는 원래 증시의 역사적 패턴이다. 즉 위기 때마다 가파른 주가하락 다음엔 늘 대칭적인 주가반등이 뒤따랐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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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앞으로의 증시는 어떨까? 첫째는 무엇보다 유동성을 무시할 수 없다. 비록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통화승수(실질 유동성 증가 정도)가 떨어져 돈의 위력이 약해질 수 있지만 그래도 단기에 워낙 많은 돈이 풀렸고 저금리로 어차피 마땅한 투자처도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바이러스 확산 여부인데 실제로 세계증시는 그간 코로나19 사망자 수에 3~4주 선행해왔다. 그런데 경제활동 재개로 바이러스 희생자가 다시 증가한다면 증시는 섬머랠리는커녕 그간의 상승분을 일부 반납할지도 모른다. 셋째는 주가상승으로 이젠 기업이익에 비해 주가가 제법 비싸졌다는 점이 부담이다. 앞선 유동성 환경은 증시에 계속 우군이라 해도 바이러스 재확산 우려나 가치평가 부담은 현실적인 주가압박 요인이다. 특히 경제활동 재개와 감염병 통제는 서로 상충하는 이슈여서 세계 경제와 주식시장은 당장 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사실 고용사정 등 경제충격이 완화되려면 아직 멀었고 각국의 기업이익은 4년 전 수준으로 낮아져 있다. 반면에 지금 세계주가는 초호황을 구가했던 작년 경기수준을 가리키고 있다. 이처럼 증시에서 기대치와 현실 사이의 괴리는 전혀 새롭지 않다. 주가의 놀라운 선행성 때문이다. 지금처럼 돈이 풍년일 때는 더욱 그게 정당화된다. 하지만 조만간 도달 가능한 경제수준과 현재주가 사이에 간극이 너무 크고, 또한 이를 좁히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지면 투자자들의 마음은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지는 건 바이러스가 또 다시 번질 경우에 세계 경제가 받을 2차 충격이다. 이래저래 지금 증시는 이런 불확실성과 부담을 이겨내야 한다. 이 점이 지난 분기의 가파른 주가행보와는 달리 여름증시가 다소 차분하게 전개될 듯한 이유다.

케이티비(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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