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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홍콩 보안법 통과

홍콩보안법에 결속력 강화하는 ‘파이브아이즈’…‘5대1 싸움’ 불사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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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개의 눈’ 이른바 파이브아이즈(Five Eyes·정보기관 간 정보공유를 하는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가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결속력을 강화하고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전 영국, 캐나다 등이 다소 미온적이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런 ‘서방 결속’에 중국은 다섯 개 나라에 대해 각각 개별적으로 대응하면서 ‘5대 1의 싸움’도 불사하고 있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이 5G망 구축 사업에서 중국 화웨이를 단계적으로 배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은 그 동안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화웨이 장비 사용을 고집해 왔다. 올해 초 미국 대표단이 영국을 방문해 국가 안보와 관련한 주요 정보를 빼돌릴 가능성이 있다고까지 설명했지만, 영국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화웨이로 인해 파이브아이즈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중국의 홍콩 보안법 제정 이후 영국이 달라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영국 인프라를 ‘적대적 국가 공급업체’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내놨다. 화웨이 문제가 갑자기 드러난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존슨 총리의 발언은 화웨이 보다는 홍콩 보안법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영국의 태도 변화에 즉각 엄포를 놨다. 류사오밍(劉曉明) 영국 주재 중국대사는 “우리는 영국의 친구가 되고 싶지만, 영국이 중국을 적대적으로 만들면 그에 따른 결과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 동안 중국 제재에 다소 미온적이었던 캐나다도 홍콩보안법 제정을 기점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캐나다는 3일 홍콩보안법에 반발해 홍콩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민감한 군용품의 홍콩 수출도 불허하겠다고 했다.

중국은 ‘캐나다 여행 경고’ 조치로 맞섰다. 사실상 중국인들의 캐나다 여행을 금지시킨 것이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추가적인 관계 훼손을 피하려면 캐나다가 즉각 실수를 바로잡고 홍콩 등 내정 문제에 대한 간섭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국·호주와 중국 간 갈등은 날로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절차에 착수했고, 홍콩보안법과 관련된 중국 관리들의 비자 및 금융거래 제한에도 돌입했다. 호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중국을 발원지로 지목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호주산 쇠고기 수입 금지로 맞서고 있다. 또 최근에는 중국과 호주 간 ‘첩보 전쟁’이 벌어지면서 두 나라가 서로 ‘상대방 국가의 스파이’라며 관련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뉴질랜드 또한 최근 홍콩보안법을 비판하고 나섰고, 영국 호주 등과 함께 홍콩 시민을 수용할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뉴질랜드 주재 중국 대사관은 “더 이상의 내정 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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