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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검찰이 미국 송환을 피한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 씨에 대한 아버지의 고소·고발 사건을 직접 수사하지 않고 경찰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유현정 부장검사)는 지난 8일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에 이 사건을 넘기면서 수사지휘만 하기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0일에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기록 등 관련 자료를 모두 넘겨받았다"며 "필요하다면 형사사법공조를 이용해 미국 측에 추가 증거자료를 요청하는 등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사건을 이례적으로 경찰에 바로 넘긴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범죄인 인도 거절 결정에 따른 후속 수사의 부담을 경찰에 넘기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찰,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로 사건 이첩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5월 14일 형사4부(신형식 부장검사)에 한 차례 배당했던 이 사건을 서울고법의 손씨 미국 송환 거절 결정 이틀 후인 지난 8일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재배당했다.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경찰이 2017년 말 내사 단계에서부터 손씨 등 웰컴 투 비디오 사건을 수사한 점 등을 고려해 지난 8일 경찰에 수사지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찰청 사이버수사과가 이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017년 9월 미국으로부터 국제 형사사법공조 요청을 받아 그해 10월 내사에 착수한 다음 손씨를 수사해 2018년 3월 초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한 바 있다.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보강 수사를 거쳐 같은 달 22일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및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혐의로 손씨를 구속기소 했다.
경찰은 기록을 검토해 조만간 손씨의 아버지 손모(54) 씨를 고소·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물을 방침이다. 아버지 손씨는 고소·고발을 취하할 생각이 없으며, 잘못이 있다면 손씨가 처벌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씨는 현재 충남 당진의 아버지 집이 아닌 서울의 한 친척 집에서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 추가 수사…공소시효 2023년
아버지 손씨는 지난 5월 11일 손씨의 첫 인도심사 심문을 일주일 앞두고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아버지 손씨는 검찰이 과거 손씨를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수사할 때 범죄수익은닉 관련 수사를 하고 기소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손씨가 할머니의 병원비를 범죄수익으로 지급해 할머니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도 포함해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아버지가 고소할 때 적용한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는 미국 연방대배심이 2018년 8월 손씨를 기소했을 때 적용했던 9개 혐의 가운데 자금세탁과 관련한 3개 혐의와 같은 내용이다.
미국 법무부는 원래 범죄인 인도 조약 및 범죄인 인도법에 따라 연방대배심이 적용한 혐의와 동일한 9개 혐의로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 법무부는 국내 법률로 처벌할 수 있으면서 국내 법원의 유죄 판결과 중복되지 않는 '국제자금 세탁' 부분에 대해서만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법원에서 인도심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관련 수사를 시작하지 않았다. 범죄수익은닉 관련 공소시효는 2023년까지여서 혐의가 인정되면 추가 처벌이 가능하다.
서울고법 형사20부(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손씨의 미국 송환에 대한 세 번째 심문을 열어 범죄인 인도 거절 결정을 내렸고, 손씨는 1년 2개월 만에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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