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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생일에 친구를 보낸 이해찬, 박원순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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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이 진행된 서울시청 영결식장에서 "인권변호사 박원순은 87년 민주화 이후 척박한 시민운동의 길을 닦았던 사람"이라고 추모했다. 이 대표는 특히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참여연대, 아름다운가게로 대변되지만 넓게 보면 한국사회 시민운동의 상징이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와 박 시장은 40년을 정치적 동반자로 지내왔다. 박 시장이 사망하기 불과 하루 전까지도 이 대표는 그와 함께 부동산 대책을 이야기했다. 이해찬 대표는 "제가 장례위원장으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너무나 애석하고 참담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남은 일은 뒷사람들에 맡기고 편히 영면하시기 바란다"며 "나의 오랜 친구, 박원순 시장님 한 평생 정말 고생 많았다. 소박하고 인간적으로 살아가기 쉬운 사회 아니다. 그래도 그 삶을 즐겁게 오셨다. 저도 당신이 그동안 그토록 애정 써왔던 서울시정 훼손되지 않도록 잘 챙기도록 옆에서 돕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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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대표는 10일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격노했다. 한 기자가 "고인에 대한 의혹이 있는데 당 차원의 대응을 할 것인가"라고 묻자 "그건 예의가 아니다.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는 것인가. 최소한 가릴 게 있고"라고 쏘아붙인 것. 이 대표는 이러한 반응을 보인 뒤 질문이 나온 방향을 약 3초간 째려본 뒤 자리를 떴다. 심지어 박 시장이 숨진 이날은 이 대표의 생일이기도 했다. 본래 최고위원회에서 (축하) 세레머니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모두 취소했으며, 큰 슬픔에 잠긴 상태였다고 측근은 전했다.

아래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추도사 전문.

오늘 우리는 황망하게 떠나신 당신과의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서 이자리에 함께 했다.

많은 분들이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서울시장 박원순과의 이별을 참으로 애석하게 느끼고 있다. 제 친구 박원순은 저와 함께 40년을 같이 살아왔다. 그와 함께 부동산 대책을 이야기했던 바로 하루 전날이었다. 제가 장례위원장으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너무나 애석하고 참담하다.

제가 아는 박원순은 참으로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한 1학년 때 그 모범생이 김상진 열사 죽음 추모하며 추모식에 참여했고 그래서 학교를 떠나야 했다. 그러나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았다. 검사가 되기를 포기하고 1년 만에 다시 인권변호사로 돌아왔다. 그는 군사정권 하에서 시국 사건들을 도맡는 용기와 열정을 보여줬다. 당시에는 인권변호사들이 변론하는 것만으로 사찰 대상 되고 때로는 모욕 당하는 공작 대상 되기도 했다.

87년 민주화 이후 인권변호사 박원순은 척박한 시민운동의 길 닦았다. 시민운동가 박원순은 참여연대, 아름다운가게로 대변되지만 넓게 보면 한국사회 시민운동의 상징이기도 했다.

2011년 지리산에서 저한테 전화가 왔다. 서울시장 선거가 있는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그 순간 수염 깎고 내려오세요. 내일까지 내려오세요. 그리고 그는 내려오셨다.

친절한 원순씨란 그 별명처럼 서울시 수장으로서 서울시민들의 친구이자 소탈한 옆집 아저씨와 같은 시장으로 시민들을 위해 열정 바쳐 일을 해왔다. 인권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고인이 걸은 길과 해낸 일이 너무나 크다. 그 열정 만큼이나 순수하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사람이기에 그의 마지막 길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

이제 남은 일은 뒷사람들에 맡기고 편히 영면하시기 바란다. 나의 오랜 친구, 박원순 시장님 한 평생 정말 고생 많았다. 소박하고 인간적으로 살아가기 쉬운 사회 아니다. 그래도 그 삶을 즐겁게 오셨다. 저도 당신이 그동안 그토록 애정 써왔던 서울시정 훼손되지 않도록 잘 챙기도록 옆에서 돕겠다.

2020년 7월 13일 함께 하신 모든 분들과 함께 추모의 말 올린다.

민주당 대표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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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재 기자 whj@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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