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공촌정수장 활성탄 여과시설. 인천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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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와 중구, 강화군 일대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시설 내부에서 깔따구 유충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촌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지난해 5월 서구를 중심으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로 예정보다 앞서 가동에 들어간 시설이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공촌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에서 물에 있는 맛과 냄새, 유기오염물질 등을 흡착해 처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활성탄(숯) 사이사이에서 유충이 나왔다. 정수처리 중인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유충도 발견됐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침전, 소독 등 일반정수처리 과정에서 제거되지 않는 물질 등을 활성탄 여과시설을 활용해 추가 처리, 수질을 높이는 정수시설이다. 공촌정수장 경우 적수 사태로 인해 지난해 8월 조기 가동에 들어갔다.
시 측은 "활성탄 여과시설이 깔따구 서식환경과 유사하다"며 "수돗물 원수는 고도정수처리공정을 거치지 전 표준공정에서 소독 등을 거치기 때문에 깔따구가 산 속에 있는 고도정수처리시설로 날아들어와 유충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공촌정수장과 연결된 배수지 8곳을 조사한 결과 강화와 검단 배수지 2곳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시는 2곳을 포함해 전체 배수지에 대한 청소를 7일 이내에 마친다는 계획이다.
지난 9일 서구 왕길동에서 처음으로 접수된 수돗물 유충 민원은 전날 낮 12시까지 23건에 그쳤으나 하루만인 이날 오후 1시까지 101건으로 늘었다.
시 관계자는 "서구 외에 부평구, 계양구 등에서도 민원이 제기돼 실제 유충이 나온 것이 맞는지 확인 중"이라며 "부평구 등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부평정수장은 3차례 조사했으나 유충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시와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환경청, 국립생물자원관은 서구 일대에서 발견된 유충이 활성탄 여과시설에서 발생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수 처리 과정에서 0.8~1.2ppm 농도의 염소를 투입하고 있어 곤충이 대부분 소멸되나 일부 개체가 남아 이동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시는 활성탄 여과시설을 활용한 고도정수처리공정을 일반공정으로 전환해 여과시설 사용을 중단했다. 또 유충이 나온 지역의 수돗물 방류 작업을 통해 기존 수돗물을 교체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공동주택 저수조에 유충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어 청소를 권고하고 비용도 지원하기로 했다.
시는 활성탄 여과시설에서 발견된 유충과 가정에서 나온 유충의 DNA가 일치하는지 여부 조사를 생물자원관에 의뢰한 상태다. 수자원공사와 함께 배수지 내시경 조사도 진행 중이다.
생물자원관 김왕규 박사는 "국내에 알려진 깔따구류가 유해하다고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으나 시는 안전을 위해 유충이 나온 왕길동, 당하동, 원당동, 마전동 등 약 3만6,000세대에 대해 수돗물 직접 음용 자제를 요청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관련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빠른 시간 안에 수질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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