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9일 중국신문망은 최근 중국 증시 랠리 분위기를 이처럼 표현하면서 강세장 기대감을 한층 부각시켰다.
상하이종합지수는 6월 30일부터 이날까지 상승곡선을 그리며 8거래일 동안 무려 15% 이상 급등했다. 7월 10일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와 지수가 다소 빠졌지만 13일 다시 방향을 틀면서 전반적으로 상승 기조를 이어나가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상반기 박스권(2800~3000)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 7월 들어 3500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中 상하이·선전 개인투자자 78%
중국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015년 이후 5년 만에 대세 상승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7월 들어 중국 5대 증권사의 경우 신규 증권계좌 개설 건수가 전달 대비 20~30% 급증했다. 일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은 거래 폭증에 서버가 다운되는 일도 발생하는 등 증시 투자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증시 랠리 배경 중 하나는 유동성 공급이다. 중국 당국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착륙 위기를 피하기 위해 ‘전염병 극복 금융 지원’ 명목으로 금융권의 저리 융자를 유도했다. 지급준비율 인하 등 다양한 통화정책 수단을 통해 유동성을 시중에 대량 공급했다.
이렇게 풀린 유동자금은 코로나19 확산 시기였던 3~5월경 부동산 시장으로 빠르게 흘러들어가며 선전을 비롯한 일부 대도시 집값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당시 중국 당국이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신호를 내비치자 투자자 이목은 저평가된 증시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홍콩 보안법이 6월 30일 전격 통과되자 자금이 증시로 본격 이동하기 시작했다. 중국 증권가에서는 홍콩 보안법 제정에 따라 이 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판단한다.
달아오르는 증시에 트리거를 당긴 것은 중국 당국의 증시 부양 메시지였다. 중국 당국은 최근 인민일보, 환구시보 등 언론을 통해 강세장 기대감을 부각시키며 개인투자자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8%(6월 말 기준)에 달한다.
우리나라 ‘동학개미’처럼 중국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을 ‘부추’라고 부른다. 윗부분을 잘라내도 금세 자라는 부추의 생명력이 투영된 별칭이다. 여기에 최근 실물경제 지표가 호조세를 띠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점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대세 상승장 진입 기대감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중국 동북증권은 “2000년대 들어 중국은 세 차례에 걸쳐 대세 상승장을 경험했다”며 “대세 상승장이 연출되기 위해서는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 실적 등이 받쳐줘야 하는데 코로나19 리스크와 미중 갈등 고조 위험이 아직 남아 있어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중국 증시 전문가들도 2015년 버블 붕괴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을 염려한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2014년 6월~2015년 6월까지 대세 상승장을 연출하며 5000선을 찍은 뒤 석 달 만에 반 토막이 난 바 있다.
증시 부양을 노렸던 중국 당국도 7월 중순 무렵부터 전국사회보장기금 등 대형 금융기관을 통해 주식 매도에 나섰다. 비이성적인 증시 과열을 경계하는 방향으로 정책 무게를 옮겨 증시가 ‘안정적인’ 우상향곡선을 그리도록 속도 조절을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daekey1@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68호 (2020.07.22~07.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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