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와 부평구 계양구 등과 경기도 시흥시와 화성시의 가정집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수돗물 유충 파장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서울과 부산 등에서 관련 신고가 빗발치면서 20일 저녁 8시 기준으로 신고 건수가 730여건을 넘어섰다.
지난 9일 수돗물 유충과 관련해 인천에서 들어온 신고 건수는 626건이었다. 이후 경기도 파주와 안양, 용인에서 94건이 접수됐고, 지난 14일~19일 사이 부산에서 11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서울 신고건수는 3건이며, 20일 대전에서도 수돗물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재 이번 수돗물 사태의 진원지였던 인천 서구 지역은 어느 정도 원인이 밝혀진 상태다.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 과정에서 깔따구 유충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있는데, 대부분 아파트 저수조나 물탱크, 배수구 등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600건 이상 유충이 집단 발견된 인천 지역과 달리 다른 지역에서는 산발적으로 유충이 나타나고 있어 정수장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수장에서 유충이 유입됐다면 여러 세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유충이 나왔을 것”이라며 “아파트 저수조 관리를 제대로 안했을 경우 찌꺼기가 쌓이면서 날벌레들이 번식해 알을 낳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환경부에 “인천 등 관계 지방자치단체·기관과 협력해 신속히 원인조사를 시행하고 그 진행상황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려 불안감이 증폭되지 않도록 우선 조치하라”며 “전국 정수장 484개소에 대한 긴급점검도 조속히 추진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환경부는 21일 구체적인 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수돗물 유충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유충의 유해성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깔따구류 유충이 인체에 큰 해가 되지는 않는다고 조언했다. 많은 양이 아니라면 대부분 몸 속에서 소화가 되기 때문에 구충제를 따로 사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 피부에 알레르기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현재 신고된 유충의 상태로 보았을 때는 알레르기 문제는 크지 않다고 전했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해외학계에 보고된 사례에 깔따구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지만, 이는 대량으로 취급했을 경우에 해당한다”며 “국내에서는 피해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깔따구는 한번에 많은 양이 입에 들어가거나 많은 개체가 피부에 닿을 때만 알레르기성 천식과 피부염 등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