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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광주 서구 '갑질 보건소장' 재임명 강행 예고…노조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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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직장 갑질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직장 내 갑질 행위로 강등된 전임 보건소장을 재임명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대석 청장이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여기에 반발한 노조는 규탄 대회나 반대 기자회견 등 조직적인 행동을 고려하고 있다.

서 청장은 21일 청내 방송을 통해 A4 4장 분량으로 보건소장 재임명이 불가피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는 위중한 상황에서 보건소장 공백이 반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저는 보건 행정 책임자의 공석을 메꿔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빨리 공석을 채우려고 노력했고, 5차례 공모를 냈지만 안타깝게도 한 사람의 응모자도 없었다"며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보건소장을 계속 공석으로 놔둘 수는 없는 일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육지책으로 우리 청내에 있는 보건소장 적임자에게 위기를 돌파해 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며 "더 좋은 대안이 있다면 따르고 싶은 마음"이라고 답답한 상황을 호소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야 한다는 비판에 대해 "이동을 원하는 희망자들은 이번 인사 때 최대한 뜻에 따라 옮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근평 등에서도 부당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보건소장 후보자에게는 2년 전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짐을 받고, 재발 시 어떤 책임도 감수하겠다는 확약도 받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는데 한 번의 잘못으로 낙인찍어 영원히 조직 밖으로 내쫓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부디 과거의 잘못은 서로가 반성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는 미덕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전국공무원노조 광주 서구지부는 "결국은 재임명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갑질을 한 상급자와 피해 직원들이 다시 근무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며 "당시 피해를 본 30여명의 피해자는 모두 재임용에 반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하는 곳으로 인사 조치를 해준다지만 인사이동을 하는 사람은 곧 피해자라고 공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현실적이지 않은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방송 직전 면담에서도 재임명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전했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투쟁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서구 보건소장으로 재직 하던 A씨는 당시 자신과 함께 일하는 직원 다수에게 폭언을 일삼고 인격을 모독하는 등 갑질 행위가 인정돼 4급 서기관에서 5급 사무관으로 강등됐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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