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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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이 최근 2년간 미국 내 핵실험 재개를 논의해왔다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폭로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볼턴 전 보좌관과의 단독 인터뷰 내용을 공개하며 이처럼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은 “확실히 그 사안(핵실험 재개)이 논의됐다”면서 “여러 자리에서 일반적인 논의가 이뤄졌지만 결정된 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하는 것과 같은 다른 목적이 있었다. 알다시피 모든 걸 한꺼번에 할 수는 없는 법이지 않냐”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했다며 INF를 탈퇴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자신이 백악관에 계속 근무했다면 ‘포괄적 핵실험 금지 조약(CTBT)’도 탈퇴해 핵실험 재개를 위한 조건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 5월 백악관에서 열린 안보기관 수장 회의에서 핵실험 재개가 논의된 것은 러시아와 중국이 미·중·러 삼자 군축협상에 참여하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나는 그 얘기를 한 적이 없다.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핵시설의 노후화가 신뢰성과 안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완전히 알지 못한다. 따라서 핵실험 재개는 신뢰도 높은 억지력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대규모 실험이나 공중핵실험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노후 핵탄두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기존 핵탄두 관리 시스템이 충분하다는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볼턴 전 보좌관은 “서로 다른 사람들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만 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이 비밀리에 핵실험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며 “일정 수준의 실험은 우리를 좀 더 수준 높은 경쟁의 장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5월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중국과 러시아가 무수율(non-zero yield) 핵실험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무수율'은 폭발 시 핵에너지를 극소량만 방출하는 작은 규모의 실험이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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