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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제왕적 검찰총장" 날세운 추미애…법조계는 "제왕적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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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자료제출 요구와 관련한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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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현재의 검찰총장직에 대해 “제왕적 검찰총장”이라며 날을 세웠다. 추 장관은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근본적인 검찰 쇄신안을 묻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준비했다는 듯 운을 뗐다. 그는 “현재의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 하나하나가 이의제기권을 통해서 검사동일체 원칙의 하부기관이 아닌 각자가 독립된 세포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렇게 함으로써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보장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검찰총장은 제왕적 검찰총장으로, 관심 있는 사건에 대해선 본원적 권한자들의 권한을 다 갖고 오고 있다”며 “검찰총장 산하 지휘 계통을 취함으로써 헌법 정신에 위배되는 일을 한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언론을 통해 ‘검찰총장이라기보다는 개개 사건에 직접 개입하는 수사부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점을 들며 “검찰의 민주적 운영에 대해 보다 세밀하게 개혁하는 게 개혁의 완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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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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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권한 막강…민주적 통제” 강조



추 장관은 이날 법사위에서 “검찰 권한은 정말 막강하다”며 “수사·기소·공소유지·영장청구권까지 갖고 있어서 견제받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권재민 원칙에 따라 선출된 권력인 대통령을 정점으로, 임명받은 장관으로서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입장”이라며 “국민을 대신해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민주적 통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청법 8조가 그래서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다.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지휘권을 발동한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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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수사심의위원회 주재를 위해 차를 타고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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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검찰수사심의위 제도 문제 있어"



추 장관은 최근 열린 채널A 강요미수 의혹 관련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에 대한 언급도 했다. 수사심의위는 지난 24일 비공개 심의를 거쳐 의혹에 연루된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수사 중단·불기소를 권고했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에 대해서는 수사 계속·공소제기 의견을 냈다.

이와 관련해 유상범 미래통합당 의원이 “추 장관 또는 여권에서 주장한 ‘검언유착’ 프레임이 부정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수사심의위 결정은 수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수사팀에서는 수사심의위 심의 결과 등 다양한 의견은 경청하되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독립해서 사건을 처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추 장관은 수사심의위 제도에 문제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장이 일방적으로 위원을 위촉하고, 위촉된 위원들에 대해서는 비공개되도록 대검 예규를 만들어 놨다”며 “‘깜깜이’라는 게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국민적 의혹 등 사건에 있어서 지나치게 (심의에) 짧은 시간이 주어지는 게 문제가 될 것 같다. 질의 순서나 배정, 모순점을 잡기 어려운 구조 등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는 데에 제약이 있지 않겠나 싶다”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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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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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휴가 미복귀 의혹’에 발끈



이날 법사위에서는 전주혜 미래통합당 의원이 국방부 측에 추 장관 아들 휴가기록 등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자 여야 간 논쟁이 일기도 했다. 추 장관은 법사위에서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이 다뤄지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윤한홍 미래통합당 의원은 추 장관 아들 의혹 수사가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되고 있는 상황을 물었다. 추 장관은 “그 사건에 대해서는 일체 보고를 받을 수 없다”고 짧게 답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서울동부지검장에서 법무부 차관으로 발령 났다. 추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 있나”라고 물었고, 추 장관은 “소설을 쓰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이를 지적하자 추 장관은 “질문 같은 질문을 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법사위원들 사이에서도 고성이 오갔고, 결국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정회 결정을 내렸다.

추 장관은 법사위가 개회된 후 “장관은 검찰청 구성원에 대한 인사제청권자”라며 “인사 제청된 분(법무부 차관)을 불러 세워서 장관이 앞에 있는데 질문의 형식으로 모욕을 주는 것이다. 면책 특권은 모욕주기 특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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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검찰개혁위원회 김남준 위원장이 2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에서 제43차 회의를 마친 뒤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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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선 “제왕적 장관” 지적도



한편 이날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검찰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고검장들에게 권한을 분산하는 내용 등을 담은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추 장관의 발언을 들며 “제왕적 총장 대신 제왕적 장관이 등장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위원회의 권고 내용은 결국 제왕적 장관을 만들자는 것 아닌가”라며 “검찰총장의 힘을 빼고, 인사제청권자인 법무부 장관의 권한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또한 권고안에서 검찰총장직에 대해 ‘문명적 형사사법 절차가 구축된 어느 국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제왕적 검찰총장’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두고 사실상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추 장관에 맞춤형 제안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정권의 홍위병으로 충실히 기능하고 있는 위원회가 대통령 인사권은 일언반구 하지 않고, 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수사 지휘권은 오히려 훨씬 강화하는 것을 권고라고 내놨다”고 비판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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