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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집값, 강남 어깨까지 간다” 세종 부동산 광풍 부추긴 천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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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 모두 '행정수도 이전' 언급으로 세종시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와 도심의 풍경 모습.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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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아파트 34평 5억에 샀는데 ‘패닉바잉(Panic Buying·공포에 의한 구매)’일까요?” “지난주에 세종시 임장(현장답사) 다녀왔습니다. 세종에선 나도 건물주?”

여권 중심으로 행정수도를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세종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달아오르고 있다. 27일 오전 부동산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엔 세종시 아파트 정보를 묻거나, 투자 정보를 제공한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세종시뿐 아니라 대전, 충남 천안, 공주 등 인근 지역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서울 집 팔고 세종시 집 사면 10년 후 웃는다” “세종시 입지 분석해드립니다”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에 대비하자” “공주 땅값은 어떻게 될까요?” 등이다. 유튜브에도 행정수도 이전이 집값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콘텐트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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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 이전논의가 나온 뒤 세종시 부동산 관련 유튜브 영상들도 다수 올라왔다. [유튜브 캡쳐]



세종시 거주자들은 수도이전 논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세종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엔 “세종시 전체가 들썩들썩한다” “삼성, LG 등 대기업들의 세종사무소도 이전해서 만들어지면 더 좋겠다” “세종시가 강남 어깨까지 갈 수 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실제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이달 셋째 주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97% 올랐다. 전국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세종 천도하면 노·도·강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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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서울 집값 전망 글. [네이버 카페 부동산스터디 캡쳐]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했을 시 서울 집값 변동을 예측하는 이들도 많다. 한 작성자는 ‘세종 천도로 인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의 미래는?’이라는 투표 글을 올렸다. 세종시로 행정수도가 이전될 경우 서울 북쪽 지역은 오히려 소외될 거란 분석도 덧붙였다. 반면, “세종시 이전 시 강동구 집값 상승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올라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서울은 천박한 도시”라고 발언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이 의원의 배우자가 세종시 소재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국회 감사관실이 지난 3월 공개한 ‘정기재산변동신고 내역’에 따르면 이 의원의 배우자는 세종시 전단면에 토지와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 이에 “고위공직자는 세종 집·토지 처분하고 수도권 이전을 논의하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집값 안정효과는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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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국회와 청와대, 정부 부처 모두 '행정수도 이전' 언급으로 세종시 집값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세종시 주택가의 모습.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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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행정수도 이전으로 인한 수도권 집값 안정효과는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24일 전국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은 수도권 집값 안정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에 전체 응답자 54.5%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행정수도 이전이 또 다른 부동산 투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 정부청사가 있던 과천시와 주요 부처가 대거 이전한 세종시의 사례로 볼 때, 단기적으로는 해당 지역에 인구가 몰렸지만 결국 수도권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행정수도를 이전한다고 해도 서울 집값 안정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심 교수는 “이미 자산가들은 세종시 아파트를 구매하고 있고, 서울시 아파트를 ‘패닉 바잉’한 30대 젊은 층들도 뒤늦게 세종시 부동산에 관심을 갖고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은 현상은 투자가 아닌 투기 광풍”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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