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학 학자 서민 단국대 교수.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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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학자 서민 단국대 교수가 최근 벌어진 이른바 '검사 난투극'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개입돼 있다고 추측하는 내용의 풍자 글을 올렸다.
서 교수는 지난 30일 자신의 블로그에 가상 인터뷰를 작성해 올렸다. 자신이 문빠방송 라디오 '김중배의 시선분산'에 출연해 "추 장관이 검사 난투극에 깊이 개입됐다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면서다. 이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2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동훈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녹취록에 대해 언급한 인터뷰를 패러디한 것이다.
서 교수는 '도대체 검사들이 왜 싸웠는가'라는 사회자 질문에 "지난 24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소위 '검언유착' 실체가 없으니 한 검사장을 수사도, 기소도 하지 말라고 권했다"며 "수사심의위는 현 정부가 검찰이 기소를 독점하는 것을 막겠다며 만든 제도인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 추 장관이 매우 화가 났기 때문에 누군가 책임을 물을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 타깃이 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동훈 검사장(왼쪽)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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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정 부장이 타깃이 됐나'라고 묻자 서 교수는 "정 부장은 수사심의위 직전 검찰 내부망에 '(채널A 강요미수 의혹 관련)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고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며 "그런데 수사심의위에서 증거가 없다고 기각이 됐으니 추 장관은 이성윤 중앙지검장을 쪼아댔고 이 지검장이 정 부장에게 분풀이를 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당신 같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역으로 질문했고 사회자는 "뭔가 보여주지 않으면 끝장이다 싶어 뭐든지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서 교수는 "바로 그런 이유로 정 부장이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지검은 한 검사장이 증거를 인멸하려 해서 유심칩을 빼앗으려 했다는데'라고 되묻자 서 교수는 "한 검사장 휴대전화는 이미 중앙지검이 압수수색을 벌인 뒤 돌려줬기 때문에 유심칩은 그때 확보했을 것이고 자료는 지워도 포렌식을 하면 되는데 증거를 뭐하러 인멸하겠는가"라며 "이번 압수수색의 목적은 유심칩이 아닌 비밀번호를 해제한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것이었다"고 추측했다.
삽화=김회룡기자aseokim@joongang.co.kr |
서 교수는 "웬만한 정보는 유심칩에 있지만 사진, e메일, 카카오톡 메시지, SNS 같은 것은 저장되지 않는다"며 "이런 걸 보려면 휴대전화를 확보해 비밀번호를 푸는 수밖에 없어서 한 검사장이 변호인에게 전화를 걸 때를 노려 몸을 날린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카톡이나 SNS에서 증거가 나온다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현 정부의 철학은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 증거는 만들면 된다'"라며 "그들은 이미 쥐뿔도 없는 이 전 기자 녹취록을 가지고 검언유착 프레임을 만들어 4개월을 우려먹었는데 사진이나 SNS가 털린다고 하면 무수히 많은 유착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검사장이 여자와 사진을 찍었다면 불륜으로 몰고 가며 모르는 아이와 찍었다면 혼외자라고 우기면 된다"며 "한 검사장이 기자와 페이스북 친구라면 검언유착, 일본인과 맺으면 친일파가 된다"고 설명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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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수는 인터뷰 후반부로 갈수록 해학적 견해를 주로 내놨다. "검사 난투극의 목표는 바로 나", "추 장관과 내가 이 모든 일에 연관돼 있다" 등의 주장을 펼치면서다.
그는 "사실 난 한 검사장과 페이스북 친구"라며 "참검사로 인기가 올라간 한 검사장이 온갖 기생충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나와 손 잡는다면 정권의 안위가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밥을 먹을 때 나물인 줄 알고 먹었는데 그게 회충이라면 어떻겠는가"라며 "그러고 보니 '검충(檢蟲)유착'을 무서워할 만도 하다"고 비아냥댔다.
서 교수는 또 "얼마 전 추 장관은 '부동산이 서민의 인생을 저당잡는다'고 운운하는 등 요즘 부쩍 내 이름을 언급한다"면서 "이게 다 내가 한 검사장과 페이스북 친구를 맺고 난 뒤의 일로 추 장관이 내게 '한 검사장과 손잡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중'을 뜻하는 단어 서민이 자신의 이름과 동음이의어라는 점을 이용해 자조 섞인 비판을 한 것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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