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경기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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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검사는 인권감독관”이라며 “수사의 적법성을 통제하는 기본 역할에 먼저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최근 ‘육탄전’ ‘불법 감청’ 논란이 벌어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 사건 관련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는 추 장관이 기존에 으레 해왔던 발언이라는 점에서 조만간 있을 검찰 고위 간부 인사의 뚜껑을 열어봐야 추 장관 진의(眞意)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추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법무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검사는 인권감독관이다. 절대 명심해야 한다”며 “수사의 적법성을 통제하는 기본 역할에 먼저 충실히 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검찰은 국민의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탄생한 기관이고, 검사는 인권 옹호의 최고의 보루”라며 “외부로부터 견제와 통제를 안받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면 필연적으로 권한 남용과 인권 침해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했다.

추 장관은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국민의 인권을 최우선 고려하면서 절제되고 균형 잡힌 검찰권을 행사 해야 한다”고 했다. ‘절제된 검찰권’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취임사기도 하다. 주로 법조계에서는 “정권 겨낭 수사를 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해 왔다.

추 장관은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인 ‘n번방’ 사례를 예로 들며 “인권과 삶, 존엄성을 짓밟는 범죄가 드러나 우리 사회에 크나큰 충격을 줬다”며 “검사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임을 부여 받았다. 특히 여성, 아동, 청소년, 저소득층 등 약자의 권익이 침해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했다. 그러나 추 장관은 정권 지지자들로부터 2차 가해를 받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 여성에 대해서는 이날도 언급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라는 말이 있다”며 “스스로에게 엄격하되 상대방에게는 봄바람처럼 따스한 마음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모든 비서관실에 ‘춘풍추상(春風秋霜)’이라는 액자를 걸도록 지시했다. 채근담에 나오는 대인춘풍 지기추상을 줄인 말인데,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문 대통령이 오히려 “자기 편에는 봄바람 같고 상대 진영에는 엄격하다”는 ‘내로남불’ 비판이 제기됐다.

추 장관은 이날 임관식이 끝나고 채널A 기자 사건을 둘러싼 한동훈 검사장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육탄전’ 논란, 지난 주 예정됐던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미뤄진 배경,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권고 결정을 내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결과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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