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이 3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인사말 도중 검사임관을 축하하는 의미의 박수를 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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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3일 신임 검사들을 향해 “검사는 인권감독관”이라며 “절대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추 장관은 페이스북‧공식 연설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검찰 현안에 관한 발언을 쏟아냈지만, 최근 압수수색 영장 집행 과정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검사 육탄전’에는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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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가 정의한 ‘검사의 역할’
추 장관은 이날 신임검사 26명을 대상으로 한 임관식에서 “수사의 적법성을 통제하는 기본 역할에 먼저 충실해줄 것을 부탁한다”는 당부로 말문을 열었다. 검찰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절제되고 균형 잡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침묵하던 추 장관이 한동훈 검사장이 강요미수 의혹 수사팀장인 정진웅 부장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서울고검에 고소하고 감찰을 요청하게 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원칙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외부로부터 견제와 통제를 받지 않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면 필연적으로 권한 남용과 인권 침해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3일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임관식에 참석해 신임검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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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등장한 사자성어
추 장관이 입장을 내놓을 때마다 즐겨 인용했던 사자성어도 다시 등장했다. 추 장관은 취임 이후 ’줄탁동시(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안과 밖에서 동시에 쪼아야 한다)’, ‘파사현정(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 등을 언급했다.
이날 추 장관은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한다)’에 검사가 가져야 할 몸가짐을 비유했다.
추 장관은 “여러분들이 접하게 될 수많은 사건들은 누군가에게는 인생이 걸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원칙만을 앞세워서 기계적으로 법을 적용하는 검사가 아니라 소외된 약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하며, 사회의 실질적 정의를 구현하는 검사가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n번방’ 사건을 두고서는 “여성‧아동‧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의 권익이 침해받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했다.
다만 추 장관은 현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임관식이 끝난 뒤 정진웅 부장과 한동훈 검사장과의 물리적 충돌, 지난 주 예정됐던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미뤄진 배경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번 임관식에는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구본선 대검찰청 차장검사, 윤대진 사법연수원 부원장, 이정수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등이 참석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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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오후 4시30분 대검찰청에서 신임검사 신고식이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참석해 인사말을 전달할 예정이다. 현안을 에두른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수사, 추미애 법무장관과의 인사 갈등 등이 맞물렸던 지난 2월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윤 총장은 “검찰 업무라는 게 일이 많아서도 힘들지만,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고 한 바 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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