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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동남아시아로 흐르는 메콩강서 미·중 말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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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미·중 갈등 새 전선으로 부상…· 美 "中댐 때문에 가뭄 심각"]

머니투데이

[나콘파놈=AP/뉴시스] 4일 태국 북동부 지역의 메콩강에서 관광객들이 드러난 사주(모래톱)로 걸어가 깨끗해진 강물을 구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콩강이 최근 보이고 있는 '남록색'은 사람들에게 좋게 보일 수 있지만 상류의 댐 건설로 인한 문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메콩강은 하류로 운반하는 퇴적물 때문에 누런 갈색 빛을 띠는 것이 정상인데 최근 침전물 없이 흐르면서 하늘 빛을 반사해 푸른 녹색 이라는 것이다. 덩달이 수위가 이례적으로 낮아 강 가운데에 사주들이 노출되고 있다. 2019. 1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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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산지대에서 시작돼 인도차이나반도를 관통하는 메콩강이 미국과 중국간 갈등의 새로운 전선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메콩강 상류에 11개의 댐을 건설한 이후 하류지역 국가들이 가뭄을 겪고 있는데, 미국이 이 가뭄이 중국이 건설한 댐 때문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러자 중국도 이에 대한 반박보고서를 내는 등 양국의 갈등이 격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중국의 다음 전쟁터: 메콩강의 중국 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메콩강 상류의 중국 댐들은 올해 초 하류 국가들이 겪었던 가뭄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대해 미국과 중국의 지원을 받는 단체들은 서로 상반된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미국의 물 분야 연구 및 컨설팅 기관인 ‘아이즈 온 어스’(Eyes on Earth)는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 메콩강 상류에 있는 중국의 댐들이 470억㎥의 물을 담아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중국은 칭화(靑華)대와 중국 수자원연구소가 공동으로 펴낸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댐들이 우기에는 메콩강의 홍수를 완화하고 건기에는 저장된 물을 방류함으로써 가뭄을 유발하는 게 아니라 가뭄 해결책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SCMP는 중국의 이같은 보고서가 중국의 댐을 비난한 조사에 대한 물타기를 하는 것이란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의 주장은 중국의 댐이 메콩강 가뭄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브라이언 에일러 국장은 중국의 상류 댐이 지난해 7~11월 사이에 약 200억㎥ 물을 담아뒀다는 조사결과를 제시하며 "이 댐들은 지난 7월부터 연말까지 비슷한 양을 가둬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메콩강 주류 일부 지역의 수위는 역사적인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학의 세바스티안 비바 연구원은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데 동의하지만 중국 댐으로 인해 문제가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우기에 물을 저장했다가 건기에 방류함으로써 가뭄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중국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계절의 변화가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댐은 인위적으로 이를 막아 생태계의 흐름을 깨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비영리단체인 인터내셔널 리버스의 동남아 담당자인 게리 리는 "중국 보고서의 주장과 달리 윈난(雲南)성에 있는 댐은 지난해 7월과 8월 방류되는 물의 양을 줄였다"며 "메콩강의 11개 중국 댐은 물과 퇴적물, 필수 영양소가 하류로 흘러가는 흐름을 막고 있고 하류 지역 국가의 생태계와 수산자원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비바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 대립하는 보고서를 내놓는 것은 메콩강이 미·중의 지정학적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다른 나라들과 정보를 공유하기를 꺼려하고 있다"며 "이는 중국 측이 숨길 것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주장했다. 비바 연구원은 "메콩강 하류지역의 국가들은 중국을 불신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월 겅솽 당시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기후변화아 홍수 재해에 대처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메콩강 주변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drag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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