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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충주 산사태 현장 출동 중 실종된 소방관 사흘째 수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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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많고 배려심 깊은 사람입니다. 똑똑하고 운동신경도 좋아 단 한 번에 소방관 시험에 합격했는데, 이런 현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습니다"

오늘(4일) 충북 충주의 남한강 목계교 인근에 마련된 현장지휘소에서는 실종 소방대원 29살 A씨 동료들의 안타까운 탄식이 연신 터져 나왔습니다.

지휘소 앞 넓은 강에서는 엊그제(2일) 급류에 휩쓸린 A씨 등 3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사흘째 펼쳐지고 있습니다.

3년 차 소방관인 A씨는 이날 산사태 현장으로 출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습니다.

산척면 영덕리의 도로 침수로 차량 진입이 어려워지자 차에서 내려 상황을 확인하던 중 갑자기 도로가 무너지면서 급류에 휩쓸렸습니다.

동료들은 그가 사무실에서 궂은일을 마다않고, 현장에 출동하면 위험을 무릅쓰고 선두에 섰던 용감한 소방관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런 그의 사고 소식에 동료들도 가족처럼 애간장 태우고 있습니다.

현장에는 A씨의 중학교 동창인 29살 양모 씨가 나와 초조한 눈빛으로 수색현장으로 날아오는 무전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는 A씨의 사고 소식에 다니던 직장을 휴가 내고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몸져누운 A씨 가족을 대신해 지휘소를 지키면서 수색상황을 실시간으로 가족들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실종 사흘째가 되면서 그와 가족들도 서서히 지쳐가고 있습니다.

씩씩하고 쾌활한 A씨가 당장이라도 환하게 웃으며 불쑥 나타날 것 같은데, 실낱같은 희망은 시간이 갈수록 절망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양씨는 "넓은 강의 유속이 빠르고 시야도 탁해 수중수색이 힘든 것 같다"며 "충주댐 방류로 물이 계속 불어나는 상황인데, 물살이 거세지면 수색이 더 힘들어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소방당국은 오늘 경찰·의용소방대 200여명과 헬기·보트·드론 등 수색 장비 39대를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그러나 누렇게 변해 괴물처럼 소용돌이치는 물살 때문에 수색은 좀처럼 진전이 없습니다.

남한강 수난구조대 관계자는 "물이 혼탁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서 잠수를 할 수 없다"며 "소방보트 위주로 수색하는데 모터에 풀이 걸리고 유속도 빨라 작업이 더디다"고 말했습니다.

공중수색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충주소방서는 "뽀얗게 일어나는 물안개가 시야를 가려 헬기 수색에 애를 먹고 있다"며 "수면 가까이서 움직이는 드론 카메라도 온도 차 때문에 카메라에 습기가 차 영상판독이 쉽지 않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실종사고가 생겨 인력이나 장비의 추가투입이 어려운 데다 수색 구역도 강을 따라 20여㎞ 구간에 달해 작업이 더디다"고 부연했습니다.

충북지역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실종 9명, 사망 4명 등 13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실종자는 충주 4명, 단양 3명, 음성·진천 각 1명입니다.

충북도소방본부는 오늘 오전 7시부터 인력 730명, 장비 128대를 투입해 실종자 수색에 나서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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