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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故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故 최숙현 괴롭힌 ‘그 사람들 죄’ 다 밝혀진다… 3명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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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법, “증거인멸·도망 염려” 장윤정 선수 영장 발부

세계일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왼쪽)과 ‘팀닥터’ 안주현씨가 고(故)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되는 모습. 연합뉴스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유망주였던 고(故) 최숙현 선수의 마지막 바람은 과연 이뤄질까. 일단 최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죄를 밝혀달라”며 고소한 4명 중 3명이 구속돼 철창 안에 갇히는 신세가 되면서 이번만큼은 최 선수의 억울함이 모두 풀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경북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내 가혹행위를 수사 중인 경북경찰청은 5일 폭행 등 혐의로 최 선수의 선배이자 팀 주장이었던 장윤정(31) 선수를 구속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팀닥터 안주현씨, 그리고 김규봉 감독에 이은 3번째 구속이다.

경찰에 따르면 장 선수는 최 선수를 비롯한 같은 팀 후배 선수 여러 명을 때리고 폭언을 하는 등 가혹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최 선수 동료들은 국회 청문회와 기자회견 등에서 장 선수에 대해 ‘처벌 1순위’라며 “장 선수가 자신의 기분에 따라 선수들을 폭행하는 걸 일삼았다”, “장 선수가 후배를 시켜 각목으로 자신의 엉덩이 10대를 때리라고 지시했다” “훈련을 하면서 실수를 하면 (장 선수가) 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를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데려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라며 뛰어내리라고 협박했다” 등 폭로를 이어갔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장 선수 집을 압수수색한 이후 그를 3차례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장 선수는 혐의 상당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구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도 장 선수는 최 선수에 대한 사죄의 뜻을 밝히거나 하지 않았다. 영장심사를 앞두고 검은 모자에 마스크 차림으로 변호인과 함께 대구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장 선수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다른 선수들에게 할 말이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나고 법정 밖으로 나온 뒤에도 “혐의를 인정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대구지법 채정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정 선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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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고 돼있다. SNS 캡처


이로써 최 선수 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피의자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팀닥터’ 안주현씨, 김규봉 감독, 그리고 장 선수까지 3명으로 늘었다. 최 선수가 고소한 4명 중 김도환 선수는 이미 최 선수 유족에게 사죄하고 최 선수 납골묘를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참회한 바 있다.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 최 선수가 지난 6월 말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어머니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다. 최 선수의 바람대로 “그 사람들 죄”를 낱낱이 밝혀 죗값을 치르게 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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