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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교복을 그렇게 입은 게 제일 야하더라"…여자 중학교 '스쿨 미투' 대자보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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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의 한 여자중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 성희롱·폭언 등을 일삼았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붙어 경남도교육청이 진상규명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의 한 여자중학교 게시판에 "재학생 올림"이라며 이러한 내용을 담은 A4 용지 두 장 분량의 글이 붙었다고 6일 밝혔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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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학생은 한 교사가 수업 시간에 '옷 그렇게 입지 마라. 나한테는 교복을 그렇게 입은 게 제일 야하더라. 야하게 보이려고 그렇게 입었나?', '이름에서 성을 바꾸면 성폭행이죠?' 등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교사가 한자 백(百)을 설명하며 '왕이 침대에서 왕비의 옷을 한 꺼풀 벗기면 하얗다'는 말도 했다고 적었다.

또 다른 교사가 교복 바지가 왜 없느냐는 질문에 '대가리에 총 맞은 소리 하지 마라. 교복 바지 입고 싶으면 전학 가'라고 하거나 '말 안 듣는 학생을 훈육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때리는 것도 필요하다'는 등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앞서 나열했던 것은 빙산의 일각으로 우리는 지속해서,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에 수많은 인권 침해적인 발언을 들어왔다"며 "수업과 학생 선도의 연장선이라는 이유로 '별거 아닌' 말이라는 이름으로, 성희롱과 폭언 등을 용인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학생회 회의에서 한 교사의 성희롱과 폭언을 몇몇 학생이 고발했지만, 지금까지 어떠한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며 "재학생을 포함해 앞으로 학교에 다니게 될 학생들에게 이 상황들이 대물림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도 했다.

학생이 붙은 대자보는 당일 바로 떼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이 알려지자 도교육청은 사실관계 규명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사실관계가 맞는지 확인한 뒤 필요하다면 징계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양범수 기자(newsflas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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