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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정부가 ‘K-의료’ 수준 떨어뜨린다”… 거리로 나가 구호 외친 전공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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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통해 체계적인 공공의료 마련하라!"
"의료환경 고려없는 유령의대 양산말라!"
"수련병원 인력착취 근무환경 보장하라!"

7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 전국에서 모인 전공의와 의과대학생 6000여명이 ‘젊은의사 단체행동’ 집회를 열고 정부 주도의 의대 정원 확충·첩약 급여화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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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 전공의와 의과대학생 6000여명이 모여 앉아 의료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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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대로 3개 차선과 여의도공원 인도까지 300m가량을 가득 채워 앉은 이들은 옷에 ‘인턴’ ‘레지던트’ 등 스티커를 붙이고 손에는 ‘껍데기뿐인 공공의료’ ‘정치보다 건강이 먼저다’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정부는 앞서 지난달 23일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의료 인원 확충을 위해 오는 2022학년도부터 10년동안 의대 입학정원을 매년 400명씩 늘리고 공공의대를 신설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의사들은 이같은 정부 방침에 대해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고된 업무와 상대적으로 낮은 수입으로 지원자가 줄고 있는 일부 의료분야가 더 외면을 받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24시간 파업에 돌입했고, 오는 14일에는 대한의사협회 총파업도 예정돼 있다.

이날 자유발언에 나선 서울성모병원 내과 전공의 김모씨는 "가뜩이나 고된 업무로 인해 위기였던 내과의 지원율은 바뀌지 않는 저수가와 정부에서 추진한 원격진료로 수많은 병원에서 이미 미달이 된 지 오래"라며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을 통해 정말 수급이 어려운 특정 과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지역의료를 강화할 자신이 있나"라고 했다.

이어 "11년을 병원에서 보낸 선배들도 본인 스스로의 직업에 대해 회의감을 토로하곤 하는데, 지역의사를 10년간 의료부족지역에서 강제 근무를 시켜 그 지역과 그 분과에 평생 정착시킬 자신이 있나"라고 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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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옆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 학생 참가자들이 정부의 의사 정원 확대안에 반대하는 집회 전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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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2년차 내과 전공의라고 밝힌 서모씨도 "생명을 다루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가 왜 기피대상이 됐는지 정부는 관심이 없다"며 "제대로 배우고 수련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은 대한민국에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을 위한다면, 진정으로 환자를 위한다면 ‘눈가리고 아웅’식의 해법이 아닌 ‘진짜’ 해답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는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도 참석했다. 최 회장은 "전공의들이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를 13만 의사들이 잘 알고 있다"며 "끝까지 항거해서 우리의 요구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 똘똘 뭉쳐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자"고 외쳤다.

이날 대전협은 정부를 향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소통 ▲전공의가 포함된 상설소통기구 설립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전공의 관련 법령 개정 등을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까지 총 1km의 거리를 행진하기도 했다.

이은영 기자(eun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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