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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 사람 죽음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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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연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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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알렉스 에이자 미 보건장관이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특별기편으로 도착해 대만주재 미국 대사인 브렌트 크리스텐슨의 영접을 받았다. /AFPBBNews=뉴스1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장관이 9일 대만을 방문한 가운데 중국에서 "선을 넘지 말라"는 경고가 나왔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했지만 코로나19(COVID-19) 관련 협력이 목적이라고 대만과 미국이 밝힌 데다 결정적으로 지난달 30일 타계한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조문 목적도 있다고 밝힌 것도 미국의 대만행에 대한 '오해'를 그나마 덜어줬다.

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8분쯤 에이자 보건장관이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도착했다. 에이자 장관의 방문은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최고위급 인사다. 미국은 당시 중국과 수교를 맺은 후 ‘하나의 중국’ 정책을 존중해 대만과의 외교를 중단했었다.

에이자 장관은 대만 방문은 코로나19에 대한 협력 논의라고 앞서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지만 사실상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변인에 따르면 그는 10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접하고 대만 정부와 건강 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한다. 또 대만 질병 통제 센터를 방문하고, 리덩후이 전 총통의 분향소를 조문한 뒤 13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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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 지난달 타계한 리덩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의 생전 모습. 사진은 리 전 총통이 지난 2015년 7월22일 일본 도쿄 소재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연설을 마친 후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202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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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타이페이에 있는 정부 영빈관에는 꽃으로 장식된 리 전 총통의 사진이 걸려 있어 공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호주와 영국, 필리핀에서 온 조문단이 영빈관을 방문했다. 중국은 리 전 총통 조문이라도 공식 조문사절이 대만을 방문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있을 수 있다며 직간접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리 전 총통의 장례식에 정부의 공식 사절단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모리 요시로 전 총리와 후루야 게이지 자민당 중의원(대만·일본의원간담회 회장)이 비공식 조문을 할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과의 수교로 대만과 단교한 뒤 고위급 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강경 정책을 펼치며 최근 들어 대만과 교류를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준 퇴펠 드레이어 미국 마이애미대학 정치학 교수는 "리덩후이는 대만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자신의 모교인 미국 코넬대를 방문하는 등 비공식적 해외 순방인 '바캉스 외교'를 자주 다닌 것으로 유명했다"며 "그가 사망했으니 '장례식 외교'도 있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언급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6일 사설에서 에이자 장관의 대만 방문은 중국에 대한 도발이라면서 미국과 대만에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중국은 군사 카드 등 내세울 수 있는 카드가 많다"고 강조했다.

최연재 인턴기자 choiye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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