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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일제 강점기 역사 '35년'으로 돌아온 박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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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이후 7년 만에 전 7권 완간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수백만 부가 팔린 역사만화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의 작가 박시백 화백이 일제 강점기 역사를 다룬 '35년'(비아북)으로 돌아왔다.

2013년 '조선왕조실록' 20권을 완간한 지 7년 만에 내놓는 '35년'은 전 7권으로 매 5년을 한 권에 담아 일제의 폭압적인 식민지정책, 그로 인한 민중들의 고통과 독립운동가들의 저항, 그리고 친일파들의 부역 역사를 그린다.

'조선왕조실록'의 집필이 강제로 멈춰버린 시기 이후의 역사라는 점에서 '35년'은 전작의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역사는 또한 우리의 '현재'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박 화백은 10일 오후 서울 광복회관에서 열린 '35년'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조선왕조실록'을 마친 후 일제 강점기 역사를 다뤄달라는 요구도 많았지만, 위안부 문제 등이 현안이 되는 것을 보면서 이 시대를 본격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겠다고 보고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박시백 화백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 박시백 화백이 10일 오후 서울 광복회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일제 강점기 역사를 다룬 만화 '35년'(비아북)의 내용과 의미 등을 설명하고 있다. cwhyna@yna.co.kr



그러면서 "단일한 역사 기록이 존재하는 '조선왕조실록'과는 달리 일제 강점기에 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있고 자료들이 상충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이 시대의 역사를 공부하고 정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면서 "이름도 몰랐던 많은 이들이 한 세대가 넘는 긴 세월 동안 포기하지 않고 민족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모습을 보면서 이를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박 화백은 등장인물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우리나라 최초의 볼셰비키주의자인 김 알렉산드라와 최재형 선생 같은 이는 연해주에서 태어났고 모국에서 어떤 혜택도 받지 못했는데도 끝까지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장렬히 목숨을 던지는 것을 보면서 '과연 나라는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 외부의 힘으로 우리가 독립할 수 있었다고 보는 시각이 있지만 이와 같은 선열의 투쟁이 있었기에 카이로선언에서 '조선의 독립'의 명시돼 독립을 성취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화백은 독립운동에 헌신한 선조들 못지않게 친일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이를 청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친일 세력이 수십년간 우리 사회의 주류였고 그들의 생각과 그들이 걸어온 길에 동의하고 지지하는 세력이 여전히 강고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그들이 누린 영화와 재산을 빼앗는 것은 어렵겠지만 최소한 기억하는 것이 후손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화 제작의 일반적인 관행과 달리 이 책은 박 화백이 콘티와 밑그림, 펜 작업, 채색 등 모든 과정을 직접 도맡아 했다. 그 때문에 일정은 더뎠지만, 완성도는 높아졌다.

1~7권에 등장하는 인물이 모두 1천여명에 이를 정도로 내용이 방대하다. 저자는 각 권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말미에 '인명사전' 식으로 정리했다.

또 각 권이 다루는 주요 사건은 연표로 정리했고 주요 선언문, 법령, 조선총독부와 독립군 문서 등 이 시대를 해석하는 데 긴요한 사료들도 수록했다.

균형 잡힌 역사 서술과 학습 효과를 위해 현직 역사교사 9명이 제작과 편집에 관해 조언했다고 한다.

박 화백은 '역사 만화가'로 완전히 방향을 잡은 듯하다. 향후 계획에 관해 "해방 이후의 역사나 고려사 가운데 어느 하나, 혹은 둘을 동시에 다뤄볼까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why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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