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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폭스콘, 애플 하청 넘어 '반도체' 야심… ARM 인수전 뛰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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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타이밍 창업자·손정의 회장 친분… 3년 전 도시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도 추진
지난해 반도체 베테랑 회장으로 임명… "스마트폰 조립 벗어나 미래 방향 제시"
3~5년 내 전력관리 칩·디스플레이 구동칩 개발… 중국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도 건설

‘칩 설계 역량을 보유한 폭스콘도 ARM의 잠재적 투자자로 평가된다.’

최근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4년 전 320억달러(38조원)를 주고 사들였던 영국 반도체설계회사 ARM 매각을 위해 다수의 기업과 접촉했다면서 대만의 폭스콘과 TSMC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소프트뱅크와 미국 엔비디아가 ARM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제3의 기업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손정의 회장과 궈타이밍 폭스콘 창업자가 수년간 가까운 친구로 지내왔고, 폭스콘은 (손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의 투자자"라면서 "손 회장이 개인적으로 폭스콘에 접촉을 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폭스콘은 2017년에도 일본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 인수를 추진하다 실패했다. 애플 하청업체에서 벗어나 반도체로 영역 확장을 시도하는 폭스콘. 왜 글로벌 반도체 빅딜에는 어김 없이 폭스콘이라는 이름이 등장하는 것일까.

조선비즈

대만의 전자제품 조립회사 폭스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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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양웨이 회장, 반도체 사업 경험 풍부… 악화되는 수익성 방어

궈타이밍 창업자는 지난해 6월 폭스콘의 반도체사업 총괄이었던 류양웨이에게 회장 자리를 넘겨줬다. 류 회장은 대만 국립교통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했고, 미국 USC에서는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2007년 폭스콘에 합류하기 전 칩 설계 회사를 창업하기도 했으며, 대만 반도체회사 UMC의 계열사를 이끌기도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애널리스트들은 (폭스콘의 회장 교체가) 성숙된 스마트폰 조립 사업 이후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자율주행 같은 기술과 함께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회사의 미래 방향을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악화되는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해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영역으로 진출하고자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CINNO 리서치의 션양 애널리스트는 "폭스콘은 현재 반도체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인재가 부족하며 칩 사업을 위해 제조 경험이 풍부한 파트너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다.

대만중앙통신(CNA)은 "폭스콘이 향후 3~5년 안에 전력관리 칩, 디스플레이 구동 칩, 제어 칩 등 첨단 반도체 기술을 개발한다는 로드맵을 세웠다"고 전했다.

◇ "반도체 공장 건설·운영 경험 필요"… 수익낼 때까지 장기전 예상

폭스콘이 내년 생산을 목표로 중국 칭다오에 반도체 패키징·테스팅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고 CNA가 지난달 보도했다. 이 생산시설은 5G(5세대)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에 활용되는 칩을 위한 것이다. 공장 건설에는 600억위안(약 10조2100억원) 정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류 회장은 "폭스콘의 첨단 반도체 패키징·테스팅 프로젝트는 칩 설계, 제조 등에 핵심이 될 부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폭스콘이 칭다오에 생산시설을 건설하면서 중국에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 리서치의 마크 리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공장을 짓고 운영하는 것은 축적된 경험이 필요하다"면서 "폭스콘 같은 신규 진입자에겐 매우 도전적인 일이 될 수 있으며, 수익을 내는 첨단 기술을 확보하기까지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설성인 기자(s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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