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지상낙원’ 모리셔스의 ‘대재앙’… 日 선박서 기름 1000t 유출돼 환경 비상사태 선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모리셔스의 환경단체 야생동물기금이 10일(현지시간) 제공한 파나마 선적 일본 벌크 화물선 ‘MV 와카시오’호에서 흘러나온 기름 띠. 이 배는 지난달 26일 모리셔스의 남동쪽 해안 근처에서 좌초됐다. AP연합


일본 화물선이 인도양 모리셔스 근해에서 좌초하면서 중유 1000t 이상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 등이 지난 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미쓰이 상선(商船三井)이 운항하는 파나마 선적 일본 화물선 ‘MV 와카시오’호가 중국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브라질로 가던 중 모리셔스 남동부 그랑포트 부근 해안에서 암초와 충돌했다.

이어 이달 6일 와카시오호의 선미에 있는 연료탱크 1개가 손상, 1000t이 넘는 대량의 중유가 바다로 유출됐다. 300m 길이의 대형 화물선인 와카시오호에는 5개의 연료 탱크에 약 3800t의 중유가 실려 있었다.

와카시오호가 좌초된 인근에는 산호초가 넓게 퍼져 있고, 물새를 비롯한 멸종위기의 희귀생물이 다량 서식하고 있다. 이에 프라빈드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는 지난 7일 전례 없는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모리셔스 당국은 국제사회에도 지원을 요청했다. 프랑스 국방부가 오염 통제 장비를 실은 수송기를 보냈으며, 일본도 전문가팀을 급파했다. 그러나 해양 전문가들은 배가 둘로 갈라질 가능성을 제기하며 “배가 두 동강 나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모리셔스는 마다가르카르 섬에서 동쪽으로 약 850㎞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섬이다. 특히 ‘지상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자랑하는 곳이다. 세계적인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신은 모리셔스를 먼저 만들고 천국을 나중에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미쓰이 상선의 오노 아키히코 부사장은 "모리셔스를 비롯한 관계 당국 모두에게 큰 폐를 끼치게 된 것에 깊이 사과한다“며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도록 해결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