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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서울 집값 잡겠다고 우리가 희생양인가?”…난개발·대책없는 교통대책…과천·태릉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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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개발된 과천청사 내년 분양에 주민들 반발

태릉골프장 1만가구 공급 “지금도 교통혼잡”

헤럴드경제

과천시민 3000여명은 지난 8일 과천중앙공원 분수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일방적인 주택 공급 대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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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잡겠다고 여기에 4000가구를 짓는다는 건 서울 강남에서 뺨 맞고 과천에 화풀이하는 것입니다. 작은 도시 과천은 8·4 대책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저항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도 과천시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정부의 4000가구 공공주택 공급 계획에 대해 과천이 희생양이 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는 ‘8·4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내년부터 정부과천청사 유휴부지 4000가구를 시작으로 택지 개발 사업에 착수해 사업 진행이 빠른 곳부터 청약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와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정부의 주택 공급 추진에 부담이 되고 있다.

▶거리로 나온 과천 시민들 “일방적 주택공급 철회하라”=주민들은 지자체·주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주택만 짓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천시민 3000여명은 지난 8일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일방적인 주택 공급 대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김종천 과천시장도 최근 성명을 통해 “서울 등 수도권의 집값 폭등 문제는 결코 과천시민의 희생으로 해결할 수 없고 과천청사 부지와 청사 유휴지는 미래 세대를 위한 자원으로 사용돼야 한다”며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과천을 주택공급 수단으로 여기는 정부의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민들의 반발이 공공주택 건립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교통난 완화 방안 등 충분한 기반시설 확충 계획이 없이 도심에 대단지 아파트를 지으면 교통난이 심각해지고, 주거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주민 반발이 지속되면 아무래도 사업 추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18년 9월 정부는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성동구치소 부지에 1300가구의 주택을 짓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임대주택 건립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아직 사업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태릉골프장, 지금도 교통 혼잡…“현실성 없는 교통대책”=서울 노원구 주민들은 태릉골프장 부지 주택 1만가구 공급 계획과 함께 내놓은 교통 대책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군이 보유 중인 태릉골프장의 경우 이르면 내년 늦어도 내후년에는 택지개발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다.

정부는 8·4 공급대책의 태릉골프장 교통대책으로 상봉~마석 구간 경춘선 추가 투입과 화랑로와 북부간선도로 확장, 지하철역 연계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신설 등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 9일 노원구 상계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열린 태릉골프장 개발 반대 집회에 참여한 한 주민은 “태릉 지역은 지금도 교통난이 심각한 지역이라 체계적인 교통대책이 수립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이미 추진됐거나 계획된 대책을 발표하는 등 심각한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주민들의 고통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주민들은 매주 일요일 태릉골프장 개발 반대 집회를 열 계획이다.

교통 전문가들은 주민 반발과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해 청담동 영동대로에서 성북구 석관동까지 10.4㎞ 구간을 지하화하는 ‘서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을 태릉 지역까지 확대하는 등 획기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1만가구 정도의 백지상태 택지에 이 같은 교통 대책을 내놓았다면 합리적인 수준이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문제는 태릉골프장 일대는 지금도 교통난이 심각하기 때문에 현 수준의 교통대책에 대한 지역 주민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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