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피해, 방류량 조절 실패 탓"…재발 막아야
[창녕=뉴시스] 낙동강 합천창녕보 상류 제방이 붕괴된 모습. (사진=마창진환경연합 제공). 2020.08.10. 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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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환경부가 12일 발표한 섬진강과 낙동강 댐 붕괴 원인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국민이 고통받는 재난 상황에 대한 신속한 수습과 함께 재발을 막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결론이 가능해진다.
이에 따라 예측이 어려운 이상 강우에 대비해 댐과 하천 관리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환경부는 이날 2014년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 조사결과, 2018년 감사원 감사결과, 2019년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의 금강·영산강 보 처리방안 제시안을 근거로 들며 "보의 홍수 예방 효과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 댐과 하천 관리 일원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4대강 논쟁은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이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이명박(MB)정부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정 의원은 "4대강 사업 끝낸 후 지류 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물난리 좀 더 잘 방어할 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며 "문재인 정부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4대강에 설치된 보를 때려 부수겠다고 기세가 등등하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적었다.
MB정부에서 국토부 고위 관료를 지낸 송석준 의원은 이틀 뒤 "홍수 문제가 야기된 건 문재인정부 들어 수자원 기능을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억지로 이관시킨 후 나타나는 후유증"이라고 거들었다. 친이계 맏형인 이재오 전 의원도 "보는 물길을 막지 않는다. 4대강 정비 후론 그 주위에 가뭄과 홍수 피해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여권은 친문계를 중심으로 홍수 피해 책임을 4대강 사업에 돌리며 반격했고,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이 댐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한 조사·평가를 지시했다.
이상 기후로 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지시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현 정부는 20년 이상 끌어온 물관리 일원화를 이뤄냈다. 1991년 당시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을 계기로 1994년부터 국토부는 수량, 환경부는 수질을 나눠서 관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물관리 이원화는 부처 간 업무 중복과 비효율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했고 산고 끝에 결국 물관리에 관련 사안을 대부분 환경부로 옮김으로써 환경부를 물관리 주무부처로 만들었다.
그러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하천관리법 관리 주체는 국토부로 정하면서 하천 관리 사안은 국토부에 남겼다. '반쪽짜리 물관리 일원화'라는 비판이 나왔다.
[천안=뉴시스]배훈식 기자 = 집중호우 피해현장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폭우로 무너진 충남 천안시 병천천 제방을 찾아 복구계획 등을 보고 받고 있다. 2020.08.12. dahora83@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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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하천 규모에 따라 소관부처는 또 나뉜다. 국토부와 행정안전부가 각각 하천법과 소하천정비법에 따라 하천 관리를 한다.
전문가들은 예측이 쉽지 않은 이상 강우를 방어할 수 있도록 댐과 하천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도 이에 동의한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하천 업무가 같은 부처에 있으면 (관리)여건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자체 입장에서도 양 부처의 정책에 차이가 있으면 제대로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부분(일원화)에 논의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한구 수자원공사 수자원본부장도 "앞날을 예보하는 데 있어 불확실성을 피할 수 없다"며 "홍수 방어는 댐 만이 하는게 아니다. 하천 제방과 같이 하는 것이어서 댐과 하천을 통합적으로 (관리해) 홍수를 방어하는 국가적인 시스템이 좀더 강화돼야 된다"고 언급했다.
대한하천학회 회장인 박창근 카톨릭관동대 교수는 "국토부가 가진 하천 계획 기능을 환경부로 빨리 이관시켜주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하천법과 소하천정비법도 합쳐서 환경부가 통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끔 관련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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