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 측은 섬진강댐이 계획방류량을 넘겼다는 지적이 나오자 11일 “총방류량에 섬진강 본류가 아닌 동진강으로 흘러간 물이 포함돼 넘은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 사실은 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공 내부 자료에 따르면 8일 오후 4시부터 4시 10분 사이에는 동진강으로 흘러갔다는 초당 방류량은 불과 1t에도 못 미쳤고, 이를 제외하더라도 최대 방류량이 기준치보다 8t을 넘어섰다. 수공이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말을 바꿨다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더 큰 문제는 호우 예비특보가 발표된 가운데 폭우가 쏟아졌지만 댐에 물이 가득 찰 때까지 방치한 것이다. 8일 섬진강댐 수위가 댐이 감당할 수 있는 수위를 뜻하는 계획홍수위 197.7m를 1m 앞두고서야 수문을 최대치로 개방했다. 홍수경보 발령 시 수위를 미리 낮추는 예비방류를 안 해서 생긴 인재(人災)였는지 따져봐야 한다. 전북 진안 용담댐도 저수율이 홍수기 제한수위인 85.3%를 넘었는데도 4일간 방치하다가 댐이 가득 찬 뒤에야 방류량을 늘려 금산지역 인삼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전국에 1만1500여 개의 댐이 있지만 관리 주체는 제각각이다. 섬진강댐도 한국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 수공이 생활용수를 각각 관리하고 있다. 만수위를 채운 뒤에야 방류하는 댐이 유달리 많아진 것이 구조적인 문제인지, 관리체계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전국의 댐을 전면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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