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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휴가 떠나고는 싶지만,  이불 밖은 무섭다면... ‘북스테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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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는 가야 하는데 사람 많은 곳은 아직 꺼려지고, 그렇다고 온종일 집에만 있기는 답답하다면 서점과 게스트하우스가 결합된 북스테이(Book+Stay)가 제격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의 기분은 만끽하면서도 아늑한 나만의 휴식처에서 책에 파묻혀 하룻밤을 보낼 수 있으니 힐링이 따로 없다. 동점들의 모임인 전국책방네트워크의 추천을 받아 북캉스를 제대로 누릴 수 있는 전국 북스테이 13곳을 정리해 봤다. 멤버십으로만 운영되는 곳도 있으니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한국일보

충북 괴산의 '숲속작은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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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속 사색의 오솔길을 걷자


이름 모를 야생화와 작은 텃밭이 먼저 반겨 주는 예쁜 전원주택. 평범한 가정집인 줄 알았는데 서점이다. 충북 괴산군 칠성면의 ‘숲속작은책방’은 이름 그대로, 자연과 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아름다운 정원을 지나 집안으로 들어가면 온통 책 천지다. 천장까지 닿은 거실 벽과 부엌, 다락방, 계단 곳곳까지 책이 없는 곳이 없다. 오두막 책방에서 이 책 저 책 뒤적이며 한가로이 뒹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한국일보

제주 금능 해변 옆에 위치한 '아베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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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하고 정겨운 정취라면 강화도의 ‘책방 국자와 주걱’도 빠질 수 없다. 꼬불꼬불 구석진 길을 따라가다 보면 간판 하나 없는 시골 책방이 나온다. 규모는 작지만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책들이 가득하다. 인심 좋은 주인장의 따뜻한 밥상에다 아름다운 낙조, 별 쏟아지는 강화도의 밤하늘은 덤으로 즐길 수 있다. 푸른 바다가 그립다면, 제주 금능해변 옆에 위치한 ‘아베끄’를 추천한다. 책방에 딸린 작은 공간이지만, 영업시간이 끝나면 독립서점을 통째로 나만의 서재로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한국일보

경남 통영의 '봄날의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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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로컬과의 만남, 지역의 문화 ‘아지트’


유명 관광지만 돌아다니는 여행으론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지역에 단단히 뿌리 내린 사람들의 향기다. 경남 통영 봉수골에 자리한 ‘봄날의책방’은 책과 사람, 지역을 한데 이어 주는 공간이다. 통영의 다채로운 문화예술 감성을 다루는 책뿐 아니라 통영의 젊은 예술가들이 기획, 창작한 작품도 선보인다. 통영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전남 광주의 ‘동네책방 숨’도 마을 이웃들과 함께 숨쉬고 떠드는 사랑방 역할을 한다.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고픈 책을 미리 사서 맡겨 두면 서점에 들러 찾아갈 수 있도록 한 ‘책미리내’ 서비스는 색다른 추억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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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속초의 '완벽한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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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의 폐교를 고쳐 만든 ‘책마을해리’는 갯벌, 고인돌, 판소리, 동학 등 고창의 생태와 문화 역사, 예술을 체험한 뒤 책으로 엮는 출판캠프가 이색적이다. '평화를 품은 집'은 DMZ(비무장지대)와 가까운 지역적 특성을 십분 살렸다. 평화, 인권, 환경을 주제로 한 책들을 모아 놓은 '평화도서관'을 비롯해 평화 관련 영상을 상영하는 '평품 소극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강원 속초 구도심에 자리잡은 ‘완벽한날들’도 로컬과 상생하는 공간이다. 먹거리 위주에서 탈피해 인문학적으로 속초를 소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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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의 '산책하는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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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건축, 다양한 '배움터'


잠시의 휴식을 넘어 다양한 배움을 제공해 주는 공간도 있다. 울창한 숲 속에 자리한 강원 원주의 ‘터득골북샵’에선 집 짓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한 건축학교 등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아이들 맞춤용 커리큘럼도 있다. 두려움이 많은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 주고 꿈을 찾게 해주는 '오냐나무 캠프'는 가족단위에서 많이 찾는다. 경기 양평 용문산 자락에 위치한 ‘산책하는 고래’는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모아둔 그림책방이 따로 있어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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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의 '모티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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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콘서트 말고 진짜 콘서트를 진행하는 곳도 있다. 경기 용인의 ‘생각을 담는 집’에선 수준 높은 연주자들의 공연을 ‘직관’ 할수 있는 클래식 콘서트가 열린다. 주인장이 작곡가인 경주의 ‘사랑방서재’ 한옥 앞마당은 종종 작은 음악회장으로 변신한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을 찾는다면, 경기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의 ‘모티프원’이 있다. 1만 3,000여권의 장서만큼이나 국적도 직업도 다양한 국내외 예술가들이 많이 다녀갔다. 책과 사람이 만나 서로 소통하다 보면 예술은 물론 인생의 영감도 떠오를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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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테이 네트워크가 추천한 전국의 북스테이 가능한 서점 13곳. 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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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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