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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삼성전자 20조원 지분 파나…삼성생명 주가 21%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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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삼성전자 주식 매각 결정된 바 없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13일 삼성생명 주식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1.04% 오른 7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화재도 4.76% 오른 18만7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생명·삼성화재 주가는 이번 주 들어 각각 46%, 13.7%씩 올랐다. 가파른 상승세의 배경엔,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삼성전자 같은 다른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삼성생명법)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팔지 않을 것으로 생각됐던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새롭게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취득 원가를 기준으로 한다. 삼성생명이 1980년대에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한 원가는 약 5400억원으로, 삼성생명 총자산의 0.1%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이용우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에 이에 21대 국회에서도 주식 취득한도를 취득원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계산한다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대 국회 때엔 통과가 불발됐지만, 이번 국회에선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생명은 현재 약 30조원어치, 삼성화재는 5조2500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 중인데, 개정안이 실제 적용된다면 삼성생명은 자산의 3%인 약 9조원어치를 남기고 나머지 약 20조원어치를 팔아야 한다. 삼성화재는 2조원어치를 남기고 나머지 3조2500억원어치를 팔아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분 매각 대금을 활용해 배당금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도 투심을 끌어당기는 요소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생명의 시가총액에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반영되지 못했던 것은 지배구조 이슈로 인해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라며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용진 의원의 질문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시가평가에 대한 방향성에 찬성하며 자발적 변화를 권고하겠다고 답변하는 등 처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이것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될지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주식만큼 좋은 투자처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당이 늘어난다면 단기 투자 매력은 상승하겠지만, 삼성전자만큼 평가이익과 배당수익률이 꾸준히 상승하는 자산을 찾기 어렵다”며 “매각 시엔 이를 어떻게 해결할 지가 중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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