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표 받아든 롯데쇼핑…2분기도 적자 전환 이어가 [일상톡톡 플러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롯데쇼핑 2분기 영업익 14억, 전년 대비 98.5% 급감 / 코로나19 직격탄 맞은 마트·슈퍼·시네마 적자 심각 / 하반기 경영환경 전망도 ‘암울’…부진 점포정리 앞당길 가능성

세계일보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 ‘롯데온’의 시연 모습.


롯데쇼핑이 2분기 들어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4월 말 야심차게 유통 전 계열사를 통합한 개인 맞춤형 쇼핑 서비스‘롯데온(ON)’을 시작하는 등 온라인 사업을 통한 실적 회복에 나섰지만, 백화점과 할인점 등 주요 사업부문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2분기 매출은 4조4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같은 기간 무려 98.5%나 줄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훨씬 밑도는 수치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을 288억원으로 예측한 바 있는데, 훨씬 못 미친 실적이다.

그 결과 2분기 순손실은 1990억원을 기록,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이다.

올 상반기 전체로 따져보면 매출 8조1226억원, 영업이익은 53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82% 감소했다.

롯데쇼핑이 이 같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건 롯데마트의 영향이 컸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실제 롯데마트는 2분기 매출 1조4650억원, 영업손실 57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임시 휴업과 단축 영업 등으로 차질을 빚었고, 정부의 긴급 재난지원금 사용마저 제한돼 적자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슈퍼도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롯데슈퍼 매출은 4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긴급 재난지원금 사용처 제한에 따른 고객 이탈이 꼽힌다.

다만 백화점에서는 해외 명품과 가전이 소비 회복의 흐름을 타고 매출을 견인해 2분기 매출 6665억원, 영업이익 439억원을 보여 1분기보다 소폭 개선됐다. 다만 지난해 2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40.6% 줄어 다소 아쉬운 성적표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소비 활성화와 가전제품 구매 증가에 힘입어 롯데하이마트와 롯데홈쇼핑은 호(好)실적을 거뒀다.

하이마트는 2분기 1조1157억원 매출에, 69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51.1% 각각 증가한 수치다.

헬스케어 등 건강상품과 직매입 상품의 확대로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를 기록해온 홈쇼핑 역시 2분기 매출 2598억원에 영업이익 37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 13.3% 신장했다.

이와 달리 롯데시네마 등을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영화관 관객 수의 감소와 대형작품 미개봉 등으로 2분기 들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2% 감소한 31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도 506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을 웃돌았다.

더 큰 문제는 롯데쇼핑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은 비대면·온라인 쇼핑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는데, 롯데쇼핑은 그동안 이러한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롯데, 온라인 경쟁력 확보 위해 롯데온을 핵심 성장 동력원으로 키우곤 있지만

이러한 흐름에 롯데쇼핑도 온라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유통 7개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한데 모은 롯데온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쿠팡과 마켓컬리, 이베이코리아 등 전자 상거래의 기존 강자와 신세계(SSG닷컴) 등 오프라인 경쟁사가 존재감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롯데온의 초반 성과는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롯데쇼핑은 실적이 부진한 점포를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상반기 실적 발표 후 롯데쇼핑의 점포 정리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2월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드럭스토어) 등 700여개 점포 중 30%인 200여개를 향후 3~5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정리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지난 5월 1분기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는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일단 구조조정 효과가 하루빨리 재무적으로 확인되어야 투자자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기존 점포의 실적 회복이 더디고 구조조정에 따른 1회성 비용으로 단기적인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롯데쇼핑은 온라인 주력 사업인 롯데온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따라 실적 회복을 기대할 시점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