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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미풍 그친 의료공백 상처만 남은 집단휴진…문제는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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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의원 찾은 환자들 일부 발 돌렸지만…우려만큼 공백 없었어

복지부 "의사 확충 필요" 고수…의협 "2차 파업 후 무기한 파업"

뉴스1

집단휴진 총파업에 나선 대한의사협회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4대 악(惡) 의료 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총파업 궐기대회'에서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진료 육성 등에 반대하며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20.8.1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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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음상준 기자,이영성 기자 = 일부 동네의원에서 다소 혼란은 있었지만, 14일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파업)은 우려했던 것만큼의 커다란 의료공백은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다.

주최측 추산으로 전국 2만8000여명이 궐기대회에 나섰음에도 정부는 여전히 의대정원 확대 문제에는 '확충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오히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꺼내들면서 의협의 집단 휴진은 상처만 남은 모습이다. 이에 의협은 추가 2차 집단휴진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문 닫은 '동네의원' 일부 환자 발길 돌렸지만…큰 공백 없어

의협은 14일 활동 주축인 개원의들 뿐 아니라 병원에서 근무하는 봉직의들 중 전공의·임상강사(펠로우)들 중 일부도 휴진에 참여하면서 '4대악 의료정책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파업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진행된 서울 권역뿐 아니라 전국에서 진행된 이번 궐기대회는 주최측 추산 서울 2만여명, 대구·경북 3600여명, 부산 2000여명, 광주·전남 1000여명, 대전 1000여명, 제주 400여명 등 2만8000여명이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 집회에도 의료현장은 이렇다 할 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동네 의원들이 문을 닫아 발길을 돌린 환자들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대형병원 등에서는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부족한 인원을 대체인력으로 대응했으며, 일부는 집단휴진과 관련한 소식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의협 요구 사실상 일축 "의사 확충 꼭 필요해"…업무개시명령도

의협의 집단휴진이 '소란' 수준으로 그쳤기 때문일까. 주부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의협의 '의대정원 확대 철회' 요구를 사실상 일축했다.

김강립 복지부 차관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의사인력 확충은 보건의료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정책임을 거듭 말씀드린다"며 "의협은 지역의료 격차 해소와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정부도 뜻을 같이하고 있다. 정책 방향이 크게 차이 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아울러 복지부는 지자체별로 필요한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료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폐업하면 복지부 장관은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이를 위반하면 장관이 의료업을 정지시키거나 의료기관 폐쇄를 명령할 수 있고, 해당 의료인은 3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복지부는 휴진 의료기관이 지역 내 30% 이상인 경우 지자체 자체적으로 업무개시 명령을 발동할 수 있다고 원칙을 제안해둔 상태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 파업 당시 의협 집행부도 이로 인해 징역 및 벌금형 등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를 우려한 탓인지 이번 집단휴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동네 의원에서는 '여름휴가'를 이유로 휴진을 걸어두기도 했다.

◇의협 "책임 있는 답변 없다면 무기한 파업"…상황 장기화 우려

이같은 상황에 의협은 추가적인 집단휴진을 예고했다. 특히 14일 집단휴진과 달리 상황의 장기화를 경고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궐기대회 결의발언에서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책임있는 답변을 정부가 내놓지 않는다면 이번달 26, 27, 28일 3일간에 걸쳐 제2차 전국의사 총파업을 단행한 후 무기한 파업으로 이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료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14일 집단휴진에서는 대체인력 등을 통해 1차 의료기관 급에서의 혼란 수준으로 그쳤지만, 장기화로 이어질 시에는 대체인력의 피로도 누적도 상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하루 이틀 정도는 무리가 없는데, 장기간 지속되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대체인력으로 현재 의료체계는 돌아갔지만, 피로가 누적되면 당연히 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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