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전대, 17일부터 나흘간 열려
역사상 첫 화상 개최…흥행 여부 관심↑
바이든, 샌더스와 '화합 메시지' 주력할듯
샌더스, 오바마, 힐러리 등 거물 총출동
트럼프 즉각 견제…"민주당 화합 못한다"
공화당 전대 24일부터…대선 열기 고조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과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사진=AP/뉴시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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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어마어마한 줌 콜(Giant Zoom Call).’
미국 민주당의 ‘낯선’ 정치 전당대회가 17일 밤(현지시간) 나흘 일정으로 막을 올린다. 코로나19 확산 탓에 오프라인 행사장을 메운 지지자의 함성 없이 온라인 화상을 통해 전국에 전파를 타는 미국 역사상 첫 전대로 이목이 쏠린다. 대선 후보로 확정된 온건 중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강경 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껴안는 ‘통합’ ‘화합’ 메시지를 낼 계획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은 단합할 수 없다”며 견제에 나섰다. 2016년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샌더스 의원과 분열로 패배한 전례를 파고드는 것으로 읽힌다.
민주당 화상 전대…샌더스 연설 주목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날 밤 9시부터 나흘간 화상 전대를 연다. 매일 밤 9시부터 2시간씩 열린다. 화상 전대의 주요 포스트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밀워키, 윌밍턴 등이다. 밀워키는 당초 오프라인 전대가 예정됐던 곳이고, 윌밍턴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자택이 있는 곳이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는 각각 동부와 서부를 대표하는 도시다.
가장 주목받는 건 첫 온라인 행사라는 점이다. 민주당은 수백개의 ‘라이브 피드’를 실시간으로 내보내며 여론몰이에 나설 예정인데, 과거보다 얼마나 파급이 클 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 지지층 외에 당 소속 의원, 주지사 등 고위 인사들 역시 집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하게 된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리키 커슈너 책임프로듀서는 “대본이 없는 ‘라이브’가 많을 것”이라며 “어떠한 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첫날부터 거물들이 총출동한다. 최대 관심사는 경선 과정에서 막판까지 경합한 샌더스 의원의 연설이다. CNN은 가장 중요한 연설자 5명을 꼽은 분석에서 샌더스 의원을 3위에 올렸다. 1위는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이고, 2위는 대통령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이다. CNN은 “바이든 전 부통령은 샌더스 의원과 그의 지지자들을 끌어안기 위해 매우 노력해 왔다”며 “두 진영이 함께 (진보 색채가 강한) 정책 공약을 포함한 게 대표적”이라고 썼다.
이유가 있다. 지난 대선 당시 힐러리 후보가 여론조사상 줄곧 우세를 점했다가 대선 당일 패한 것은 ‘샌더스 골수 지지층’을 껴안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샌더스 의원의 지지층은 경선이 힐러리 후보에 유리한 방식이었다는 불만을 끝까지 멈추지 않았다.
전대 첫날 또다른 하이라이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연설이다. 미셸 여사는 민주당 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인사로 손꼽힌다.
이튿날인 18일에는 대선 후보를 뽑는 각 주별 대의원 공개투표(롤 콜·roll call)가 열린다. 과거 전대 때는 통상 수시간씩 걸리며 떠들썩하게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불과 30분 만에 끝난다. 이후 해리스 의원은 19일 부통령 후보직 수락 연설을, 20일 바이든 전 부통령은 대통령 후보직 수락 연설을 각각 실시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통합 메시지를 내는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19일 오바마 전 대통령, 지난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 민주당 거물들이 총출동한다.
트럼프 즉각 견제…“민주당 화합 못해”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견제에 나섰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그들은 단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이 지난 대선처럼 화학적으로 결합하기 어려울 것이고, 이 때문에 공화당이 대권을 거머쥘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샌더스는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민주당의 전대 기간에 대선 승부처로 꼽히는 주요 경합주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전대 첫날인 이날 위스콘신주와 미네소타주를 찾아 경제를 주제로 연설한다. 위스콘신주 밀워키는 당초 민주당 오프라인 전대가 열리기로 돼 있던 민주당의 정치 본거지다. 그는 전대 마지막날인 20일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 스크랜턴은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고향이다. 전대 같은 대형 이벤트 후 지지율이 급등하는 ‘컨벤션 효과’를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출정식인 공화당 전대는 오는 24일부터 열린다. 이 역시 나흘간 온라인으로 생중계된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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