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 서울 지하철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하수가 역류해 맨홀 뚜껑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지대가 낮은 건너편 서초구 쪽에서는 역류와 침수 현상이 오히려 발생하지 않았다.
최근 부산 강서구 녹산공단에서 만난 오찬세 우성밸브 대표이사(72·사진)는 이번 사고가 발생한 이유를 "대도시는 비가 많이 오면 물이 땅으로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도로 위를 흘러 하수구 또는 우수구로 들어가게 돼 있고, 흘러 들어간 비가 하수관 용량보다 많아지면 도로 위로 역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성밸브는 2018년 서울 서초구청 측 요청으로 하수 범람 방지용 부력식 체크밸브를 개발해 납품했고, 현재 하수 유입구에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오 대표는 "우리가 개발한 체크밸브가 설치돼 있으면 물이 차올라 지상으로 역류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체크밸브는 밸브의 한 종류로 유체 역류를 방지한다. 사람의 심장 판막과 유사한 원리다.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올해와 같이 기록적인 폭우와 긴 장마가 자주 발생하면 하수 범람 방지용 부력식 체크밸브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일반인들은 통상 밸브 하면 수도꼭지나 가스밸브 등 작은 것을 생각하지만 밸브는 그 종류와 크기가 다양하다. 우성밸브는 1981년 오 대표가 창업한 체크밸브 전문제조업체다. 우성밸브에서 취급하는 체크밸브는 지름 5㎜부터 2m 이상까지 크기와 종류가 다양하다. 우성밸브가 서초구청에 납품한 하수 범람 방지용 부력식 체크밸브는 지름 30㎝, 무게 25㎏인 중형 스테인리스 밸브다.
우성밸브는 밸브 시장 전체에서 틈새시장인 체크밸브에 집중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자체 브랜드 판체크는 국내 시장점유율이 60%를 웃돈다. 지난해 매출은 약 90억원이며 생산량은 20만여 개로 전체 물량 중 20%를 직접 수출했다. 수출 지역은 중국·일본·유럽·미국 등 다양하다. 2014년 45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5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났다.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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