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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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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방통위-페이스북 2심 선고…글로벌CP에 '망 품질' 책임 묻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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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고의적 속도 지연 논란에 휩싸였던 페이스북과 방송통신위원회 간 법적분쟁 2라운드 결과가 21일 공개된다. 앞서 1심에서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준 법원이 최근 논란이 된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품질 유지 의무를 인정해 사업자의 책임을 물을 지가 관건이다.


20일 방통위와 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10부(부장판사 한창훈)는 21일 오후 2시 페이스북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의 항소심 판결을 내린다. 페이스북은 2018년 3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와의 접속경로를 임의로 변경함으로써 이용자 접속지연을 초래, 방통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이에 불복해 같은 해 5월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줬고, 방통위는 즉각 항소했다.


이번 2심 선고는 페이스북의 승소 이후 1년만이다. 양측은 2심 변론 과정에서도 팽팽한 입장차를 나타냈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인 ‘이용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치는 행위’. '이용 제한'에 해당하는가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재판부는 페이스북의 접속경로가 '정당한 사유'에 따른 것인지 등도 살펴보고 있다.


페이스북은 네트워크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접속경로 변경일 뿐, 이용자 불편을 주기 위한 고의적 이용 '제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한 인터넷 접속 품질은 통신사들의 관리영역이며 콘텐츠사업자들의 영역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당시 KT와의 계약기간이 충분히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 협의나 고지없이 홍콩, 미국으로 접속 경로를 우회했고 이로 인해 사용자들의 페이스북 무선응답속도가 평균보다 2.4~4.5배 느려졌다고 근거를 내세웠다. 이용자의 불편함이 사용을 포기할 정도로 지나쳤다면 제한에 해당한다는 게 방통위의 주장이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이달 초 기자들과 만나 "이용자 제한은 정량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게 아니다"라며 "속도 지연으로 인해 사용자가 답답하고 쓰기 싫어지면 콘텐츠제공자측이 이용자를 제한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선고는 막대한 트래픽을 일으키는 글로벌 CP가 국내에서 망 사용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며 망 무임승차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나온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자칫 법원 판결이 글로벌 CP의 망 무임승차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국회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글로벌 CP도 망 안정성 의무를 갖고 있다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다만 세부 내용이 담긴 시행령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또 다른 글로벌 CP인 넷플릭스 역시 유사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에 망 이용대가를 낼 의무가 없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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