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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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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혼란' 벨라루스 야권 대선 후보, 비건 미국 부장관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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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하놉스카야 "9일 대선 무효…루카셴코 대통령과 정권이양 대화 용의"

루카셴코는 푸틴 대통령과 통화…대선 불복 시위 2주 넘게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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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벨라루스 야권 대선 후보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소국 벨라루스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대선 압승에 항의하는 불복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선에서 루카셴코에 도전했던 야권 후보가 24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났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비건 부장관을 만나 정부와 대화하고 평화적으로 위기를 해결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고 티하놉스카야 진영이 전했다.

대선 이후 신변 안전 문제로 리투아니아로 도피해 빌뉴스에 체류하고 있는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비건 부장관과 면담하면서 "평화적 정권 이양에 관한 대화를 통해 위기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일 대선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 국민은 물론 국제사회의 지지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벨라루스인들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외국은 벨라루스 사태에 개입하지 말라고 호소했다.

티아놉스카야의 주장에 비건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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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비건 부장관은 리투아니아 방문에 이어 모스크바로 이동해 러시아 외무부 인사들과 벨라루스 사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다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벨라루스 정국 혼란 상황을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루카셴코는 통화에서 자국 내 정세 정상화를 위해 취하고 있는 조치에 대해 푸틴에게 설명했다고 크렘린궁은 소개했다.

루카셴코는 앞서 지난 15일, 16일, 18일 연이어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고 벨라루스 시위 사태를 논의한 바 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 측의 요청이 있으면 즉각 안보 보장을 위한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와 이웃 국가 리투아니아는 이날 서로 영공 침범 논쟁을 벌였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전날 리투아니아 쪽에서 띄워진 8개의 풍선으로 구성된 기구가 국경을 넘어 자국 영토로 들어왔다며 민스크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이에 리투아니아 외무부는 오히려 이 풍선을 막으려던 벨라루스 측 공격용 헬기 Mi-24가 리투아니아 영공을 침범했다면서 해명과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풍선은 전날 리투아니아인 5만여명이 빌뉴스에서 벨라루스 국경까지 32km 길이의 인간사슬을 만들어 벨라루스 야권 시위에 지지를 표시하는 행사를 여는 과정에서 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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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선 전날에도 부정선거 무효화와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저항 시위가 벌어졌다.

주최 측은 시위에 15만~25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고, 경찰은 참가자가 약 2만명이라고 추산했다.

시위대는 민스크 시내의 루카셴코 대통령 관저까지 몰려가 퇴진을 요구하며 관저를 지키는 경호부대와 한동안 대치했다. 하지만 양측 간에 무력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벨라루스의 대선 불복 시위는 지난 9일 선거에서 1994년부터 철권통치로 장기집권을 지속해오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압도적 득표율로 6기 집권에 성공했다는 개표 결과가 알려진 뒤부터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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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스크=로이터 연합뉴스) 시위 참가자들이 23일(현지시간) 민스크 시내 독립광장에 모여 대선 불복 시위를 벌이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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