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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한 벨라루스 야권 대선 후보, 美 비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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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 벨라루스 야권 대선 후보/연합뉴스


26년째 집권 중인 알렌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대선 승리 불복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선에서 루카셴코에 도전했던 야권 후보가 24일(현지 시각)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났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루카셴코를 피해 망명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비건 부장관을 만났다. 그는 "평화적 정권 이양에 관한 대화를 통해 위기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며 평화적으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또 "지난 9일 대선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 국민은 물론 국제사회의 지지도 얻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티하놉스카야의 의사에 비건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티하놉스카야는 대선 이후 신변 안전 문제로 리투아니아로 도피했다. 9일 치러진 벨라루스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79.7%, 티하놉스카야는 10.9%를 득표했는데,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벨라루스 주요 도시에선 야권 지지자들의 불복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일보

23일(현지 시각)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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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하놉스카야는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결과에 불복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중앙선관위원회를 방문해 선거결과가 잘못 됐다는 진정서를 낸 바 있다. 리나스 린케비치우스 리투아니아 외교부 장관은 “티하놉스카야가 부정 선거를 고발하는 진정서를 접수한 뒤 벨라루스 당국에 7시간 동안 억류돼 있었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린케비치우스 장관이 “그는 현재 리투아니아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티하놉스카야가 추방된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선 “그가 벨라루스를 떠난 것은 자신의 의도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선택지가 그것밖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다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벨라루스 정국 혼란 상황을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러시아는 벨라루스 측의 요청이 있으면 즉각 안보 보장을 위한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선 전날까지 부정선거 무효화와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수만명의 대규모 저항 시위가 벌어졌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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