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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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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全大 첫날 방문 `깜짝쇼`…바이든 겨냥 "美사회주의 막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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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이 24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차기 대선 후보로 선출했다.

주별로 경선 결과를 발표하는 '롤 콜(roll call)'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의원 2550명 전원에게 지지를 얻었다. 이날부터 나흘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개최되는 공화당 전당대회는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영상 중계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이날 낮 나란히 전당대회장을 방문해 '깜짝 연설'을 하면서 민주당과 차별화를 꾀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주 전당대회가 열렸던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방문하지 않은 것과 대조되는 행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더'를 외치는 대의원들 앞에서 "이번 선거는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우리는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민주당은 코로나19를 이용해 선거를 도둑질하려고 한다"며 "우리가 선거에서 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부정선거"라고 우편투표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결코 사회주의 국가가 될 수 없다"며 민주당에 사회주의 이미지를 씌우는 데 집중했다.

펜스 부통령 역시 후보 지명 후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늪에서 물을 빼려면 4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경제가 이번 투표에 달렸다"면서 경제 살리기에는 공화당 정부가 적임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민주당과 달리 정강정책을 채택하지 않았다. 공화당 전당대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그 대신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중점과제를 발표하고 미국 우선주의, 중국에 대한 의존 차단, 10개월 내 일자리 1000만개 창출, 코로나19 근절, 불법 이민 종료 등을 내세웠다.

이날 찬조연설에 나선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는 "민주당에서는 미국이 인종주의 국가라고 주장하는 게 유행이지만 이는 거짓말"이라며 "미국은 인종주의 국가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주지사와 주유엔 대사를 지낸 본인 경력을 강조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역시 모친이 인도계 이민자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와 바이든은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도록 놔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역사상 가장 터프한 제재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터프했고 이슬람국가(ISIS)에 승리를 거뒀다"면서 "그는 미국을 전진시켰고 바이든은 후퇴시켰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한껏 추켜세웠다.

헤일리 전 대사에 이어 무대에 선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불과 몇 달 전까지 우리는 '아메리칸 드림'이 실현되는 것을 목도했다"며 "중국 공산당 때문에 바이러스가 덮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인 입국금지 등을 신속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의 급진 좌파 정책은 경제 회복을 싸늘하게 멈추게 만들 것"이라며 "그는 이미 경제 셧다운을 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또 "정보기관은 중국 공산주의자가 바이든을 선호한다고 분석했다"며 "바이든은 불법 이민자가 미국인 일자리를 빼앗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기본적으로 네스호(湖)의 괴물"이라며 "지난 50년간 그는 늪에서 도사리고 있었다"고 거침없이 비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워싱턴 기득권 정치를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비유였다. 공화당을 대표하는 흑인 정치인 팀 스콧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바이든은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는 흑인은 진짜 흑인이 아니라고 말했다"고 질타한 뒤 "바이든과 해리스는 문화혁명을 꾀하고 있고, 근본적으로 다른 미국을 원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잇달아 전당대회를 열고 '컨벤션 효과'를 노리고 있지만 대다수 유권자 표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티코가 모닝컨설트에 의뢰해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율은 52%,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2%로 나타났다. 이는 전당대회 직전 지지율이 각각 51%, 43%였던 것에서 거의 변화가 없는 수치다. CBS방송이 유고브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도 10%포인트 격차가 그대로 유지됐다.

미국 선거 전문가들은 부동층이 10~15%에 불과할 정도로 선거 지형이 양극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전당대회 영향력이 과거보다 낮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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